장호진 현대GF홀딩스 사장 "우리가 '잘하는 것' 하겠다"

"알리·테무와 직접 경쟁은 안해"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장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e커머스의 국내 진출과 관련해 "전쟁은 피하는 것이 더 좋다"며 "오프라인 유통 등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장 사장은 28일 서울 암사동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 e커머스 공습을 언급하며 "저희가 경쟁력을 갖고 잘 하고 있는 건 백화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영역인데, 이곳에서는 알리·테무와 직접적으로 경쟁구도에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무리하게 글로벌 진출을 하고 e커머스에 투자하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서기 보다는 그룹이 강점을 가진 국내 오프라인 유통을 강화한다는 게 장 사장의 전략이다. 장 사장은 "유통사업은 해외에서 사업을 하기 쉽지 않고 제약도 많다. 내수가 어렵다고 무조건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본업인 유통보다는, 바이오·헬스 등 신사업에서의 글로벌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온라인 사업과 관련해서도 "온·오프라인을 둘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온라인은 저희가 원래 잘하는 오프라인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의 사례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도 언급했다. 장 사장은 "온라인에서는 못하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이 있는 만큼 '공간'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실행은 각사에서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과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단일지주사 체계를 완성한 만큼 올해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보다는 조직 정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아직은 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몇년간은 M&A를 했는데, 어려운 곳도 많다"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체력이 어느정도 비축되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지난해 11월 그룹 단일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만큼 컨트롤타워로서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찾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주사 체제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사업안정화를 추구하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확립해 나가겠다"며 "기존 사업을 미래 성장형 사업으로 변화시키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미래 사업이 될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부터 2026년 사업연도에 걸친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했고.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 장 사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도입한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귀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기업가치 개선 방안을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