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호주도 경계하는 한국 수영…'전지훈련 오지 마!'

호주연맹, 4월 15일부터 8주간 '해외 선수 호주 전훈 금지'
파리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후보 '김우민 경계령'
그동안 호주는 한국 수영 경영 선수들에게 최고의 전지훈련지였다.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라 겨울철에 훈련하기 안성맞춤이고, 세계적인 수영 강국답게 정상급 지도자와 훈련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한수영연맹은 황선우와 김우민(이상 강원도청) 등 경영 대표팀 선수들을 꾸준히 호주로 보냈고, 이들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달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켜 '한국 수영 르네상스'를 열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까지 4개월가량 남은 가운데, 대한수영연맹은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직후 대규모 호주 전지훈련을 재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걸림돌이 생겼다.

호주수영연맹에서 이달 중순 대한수영연맹에 '4월 15일부터 8주간 해외 선수 전지훈련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선수가 호주에 가서 훈련 시설을 이용하는 건 가능하다. 호주 국적 지도자의 국외 선수 지도를 금지한 것이다.
이정훈 경영 대표팀 총감독은 27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이 끝난 뒤 "호주가 우리나라 선수들을 경계해서 '훈련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김우민이 최고 경계 대상이다. 김우민은 호주로 훈련을 떠났던 선수 가운데 가장 만족감을 드러냈고, 마이클 펠퍼리(호주) 코치 지도를 받고 기량이 급성장했다.

급기야 김우민이 일라이저 위닝턴(호주)을 밀어내고 도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새뮤얼 쇼트(호주)까지 위협하자 호주수영연맹이 손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1월 계영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던 김우민은 이달 초에도 배영 선수 이주호(서귀포시청)와 따로 호주에 다녀왔다.

이 감독은 "김우민이 3월 호주 훈련 때 (운동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젖산 역치 훈련을 소화했다.

여기에서 박태환도, 세계적으로 누구도 맞추지 못하는 기록을 모두 해냈다.

그 훈련 데이터가 (호주 쪽으로) 들어간 것 같다.

젖산 훈련 다음 날 곧바로 4월 중순부터 '훈련 금지'를 통보받았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김우민은 훈련 금지령 발효 날짜까지 호주에서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달 동행했던 이주호에 파리 올림픽 자유형 50m 출전권을 따낸 지유찬(대구광역시청)까지 함께한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호주 특별 훈련단은 4월 1일부터 15일까지 선샤인코스트에서 훈련을 소화한다.

그리고 곧바로 골드코스트로 이동해서 호주수영연맹이 개최하는 호주 오픈 대회에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호주 오픈에는 쇼트와 위닝턴 등 김우민과 파리에서 경쟁할 자유형 400m 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민은 전력을 감추기 위해 '연막작전'을 펼칠 것이냐는 물음에 "올림픽을 위해서는 가릴 게 없다.

영향력 있는 선수와 경쟁하며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이들 3명을 제외한 나머지 경영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한다.

한국에서 올림픽을 준비하게 된 황선우는 "호주 입장에서도 자국 선수를 키워야 하는데 다른 나라 선수가 성장하니 좀 그랬을 것 같다"면서 "저희는 4개월 동안 정말 좋은 대한민국에서 훈련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한수영연맹은 경영 대표팀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아주고자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대회 참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