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리 붕괴 전방위 '충격파'…동부 항구 물류·일자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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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장관, 다리 복구에 수년 가능성 시사…항구 재개방은 덜 걸릴 듯
유럽 완성차 업체·해운사, 美 동부 해안 대체 경로 마련 분주 미국 동부에서 해운 길목인 볼티모어항이 화물선 충돌에 따른 다리 붕괴로 무기한 폐쇄되면서 사고 복구부터 물류 대란까지 전방위 충격파가 불가피하게 됐다. 볼티모어항이 폐쇄되면서 이를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던 주요 기업들이 대체 경로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물동량 증가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형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브리지) 붕괴로 폐쇄된 볼티모어항이 언제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지 "추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볼티모어항이 "수출입 모두에 중요한 항구"라며 "수로가 아무리 빨리 재개방되더라도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 충격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브리지 재건축이 "빠르지도, 쉽지도, 저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다리 재건축과 고속도로 복구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키브리지가 처음 건설될 당시에는 5년이 걸렸다면서 "이것이 (재건축에) 5년이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가늠하는 데 도움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볼티모어항 운영 재개는 키브리지 재건축보다는 덜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티지지 장관은 "항만 재개방은 다리 재건축과는 다른 문제로, 단지 수로를 치우는 게 관건"이라며 "그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다리를 완전히 재건축하는 것보다는 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구 운영 재개가 며칠, 몇주, 혹은 몇 달 안에 이뤄질지에 대한 질문에는 "나 역시 우리 팀에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볼티모어항 폐쇄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28일 해운사 및 공급망 파트너들과 모여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붕괴사고 여파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은 볼티모어항이 내륙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고 직통 철도 노선 두 개와 연결돼 있어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호했다고 전했다.
미 동부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이자 미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이다.
지난해 자동차와 소형트럭 84만7천여대를 취급했는데 이는 13년 연속 미국 최대였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볼티모어항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물량의 15%를 담당했다.
또 볼티모어항을 통해 수입되는 자동차의 약 80%가 이번에 붕괴한 키브리지 상류 쪽을 거쳐 내륙으로 들어왔다.
미국 수출 주요 경로가 마비되자 완성차 업체와 해운사 등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도 고객들에게 볼티모어항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 "몇 개월"은 걸려 당분간 볼티모어를 서비스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알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볼티모어항이 자사 차량의 미국 수출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볼티모어항 주 항구를 이용했던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이 사고로 자사 차량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대체 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동차 수입에서 볼티모어항을 대체할 항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뉴저지,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로 대체 경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물동량 증가와 전문인력 부족으로 병목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의 임원은 "모두가 대체경로로 움직이면서 틀림없이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스티븐 고든 클락슨리서치 전무이사는 동부 해안의 대체항들이 볼티모어항보다 차량 처리 용량이 떨어지며 "이미 여러 항구가 최근 몇분기 동안 기록적 수준의 자동차 수입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운송 로로(RORO,Roll-on Roll-off)선을 운영하는 '애틀랜틱 컨테이너 라인' 관계자도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 역시 "매우 빨리 들어찰 것"이라며 대형 자동차 수입사들이 대체항을 찾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체 경로를 찾더라도 전문인력 부족으로 운송 속도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컨설팅사 벤디지털의 자동차 분석가 도미닉 트라이브는 "대체항을 찾는 데 있어 주요 문제는 자동차 운송을 담당할 숙련된 인력과 전문 장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볼티모어항을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해온 한 자동차 그룹은 키브리지 붕괴가 향후 몇 달 동안 자사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의 주요 자동차 수출업체도 딜러들에게 "차량운송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고 FT는 전했다.
항구 폐쇄에 따른 무더기 실직 우려도 제기됐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볼티모어 지부장인 스콧 카원은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조만간 일자리가 사라질 ILA 노조원이 2천400명"이라면서 "이들이 급여를 받고 가족을 계속 부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럽 완성차 업체·해운사, 美 동부 해안 대체 경로 마련 분주 미국 동부에서 해운 길목인 볼티모어항이 화물선 충돌에 따른 다리 붕괴로 무기한 폐쇄되면서 사고 복구부터 물류 대란까지 전방위 충격파가 불가피하게 됐다. 볼티모어항이 폐쇄되면서 이를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던 주요 기업들이 대체 경로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물동량 증가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형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브리지) 붕괴로 폐쇄된 볼티모어항이 언제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지 "추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볼티모어항이 "수출입 모두에 중요한 항구"라며 "수로가 아무리 빨리 재개방되더라도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 충격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브리지 재건축이 "빠르지도, 쉽지도, 저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다리 재건축과 고속도로 복구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키브리지가 처음 건설될 당시에는 5년이 걸렸다면서 "이것이 (재건축에) 5년이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가늠하는 데 도움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볼티모어항 운영 재개는 키브리지 재건축보다는 덜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티지지 장관은 "항만 재개방은 다리 재건축과는 다른 문제로, 단지 수로를 치우는 게 관건"이라며 "그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다리를 완전히 재건축하는 것보다는 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구 운영 재개가 며칠, 몇주, 혹은 몇 달 안에 이뤄질지에 대한 질문에는 "나 역시 우리 팀에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볼티모어항 폐쇄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28일 해운사 및 공급망 파트너들과 모여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붕괴사고 여파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은 볼티모어항이 내륙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고 직통 철도 노선 두 개와 연결돼 있어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호했다고 전했다.
미 동부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이자 미국 최대 자동차 수입항이다.
지난해 자동차와 소형트럭 84만7천여대를 취급했는데 이는 13년 연속 미국 최대였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볼티모어항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물량의 15%를 담당했다.
또 볼티모어항을 통해 수입되는 자동차의 약 80%가 이번에 붕괴한 키브리지 상류 쪽을 거쳐 내륙으로 들어왔다.
미국 수출 주요 경로가 마비되자 완성차 업체와 해운사 등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도 고객들에게 볼티모어항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 "몇 개월"은 걸려 당분간 볼티모어를 서비스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알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볼티모어항이 자사 차량의 미국 수출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볼티모어항 주 항구를 이용했던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이 사고로 자사 차량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대체 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동차 수입에서 볼티모어항을 대체할 항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뉴저지,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로 대체 경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물동량 증가와 전문인력 부족으로 병목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의 임원은 "모두가 대체경로로 움직이면서 틀림없이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스티븐 고든 클락슨리서치 전무이사는 동부 해안의 대체항들이 볼티모어항보다 차량 처리 용량이 떨어지며 "이미 여러 항구가 최근 몇분기 동안 기록적 수준의 자동차 수입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운송 로로(RORO,Roll-on Roll-off)선을 운영하는 '애틀랜틱 컨테이너 라인' 관계자도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 역시 "매우 빨리 들어찰 것"이라며 대형 자동차 수입사들이 대체항을 찾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체 경로를 찾더라도 전문인력 부족으로 운송 속도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컨설팅사 벤디지털의 자동차 분석가 도미닉 트라이브는 "대체항을 찾는 데 있어 주요 문제는 자동차 운송을 담당할 숙련된 인력과 전문 장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볼티모어항을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해온 한 자동차 그룹은 키브리지 붕괴가 향후 몇 달 동안 자사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의 주요 자동차 수출업체도 딜러들에게 "차량운송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고 FT는 전했다.
항구 폐쇄에 따른 무더기 실직 우려도 제기됐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볼티모어 지부장인 스콧 카원은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조만간 일자리가 사라질 ILA 노조원이 2천400명"이라면서 "이들이 급여를 받고 가족을 계속 부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