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재료로 만든 세제도 어려운 '친환경인증'

중소기업 옴부즈만, 올해 첫 현장 간담회
환경부 "환경표지 인증 시험방법 개선 검토"
김희순 옴부즈만지원단장(왼쪽 다섯번째)이 28일 천안제5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제1차 S.O.S. Talk(충남)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제공
콩, 코코넛 등 천연재료로 만든 세제라도 ‘친환경인증’을 얻기 어려운 현행 시험제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담당부처인 환경부와 관련 규정을 개선키로 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충남 천안시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충남지역본부와 함께 올해 첫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중소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에스오에스 토크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개선 및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해 온 합동 간담회다. 이번 행사는 충남의 지역 특화산업인 디스플레이 부품장비 중소기업의 애로를 듣는 자리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김희순 옴부즈만지원단장은 아산 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 디스플레이용 보호필름 제조업체인 국보옵틱스를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단장은 산업단지에서 평택항까지의 물류 이동에 대한 애로를 듣고 관계부처에 해결을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간담회에는 김 단장을 비롯해 중진공 박성환 충남지역본부장, 충남지역 중소기업 대표 6명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또 충남 중기지방청의 지역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담당하는 관계자도 참석해 기업 건의에 귀를 기울였다. 우선 A기업은 친환경 주방용 세제에 대한 환경표지 인증 시험방법 개선을 요청했다. 현재 주방용 세제가 환경표지 인증을 얻으려면 일정량의 물에 세정제 등을 녹여 거품을 만들고 그 거품으로 시험을 해야 하는데, 콩, 코코넛 등으로 만든 계면활성제의 경우 거품이 물에 녹아 인증 시험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옴부즈만의 개선 건의를 접수한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환경표지 인증을 위한 시험방법을 개선하고, 내년에 관련 고시 개정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또, 국보옵틱스가 건의한 산업단지에서 평택항까지의 물류 이동에 대한 애로사항을 집중 논의했다.

옴부즈만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5개년 계획’에 신설도로 반영을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냈다. 다만 이 도로공사에 3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토부는 사업효과와 교통수요, 균형발전 등 각종 여건을 면밀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천안 제5일반산업단지 공영주차장과 도로변에 CCTV와 가로등 등을 설치해 달라는 요청에 천안시가 흔쾌히 수용 의사를 밝혔으며, 이날 간담회 참여 기업들은 △신규물질 등록 관련 과도한 화학물질관리법 개정 △산업단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주유시설 설치 △일시적 경영애로 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연장 제도개선 등의 건의를 쏟아냈다.

박 본부장은 “중진공도 앞으로 옴부즈만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현장의 애로사항이 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언급했으며,

김 단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하고, 해결하는 것이 옴부즈만 본연의 역할”이라며 “옴부즈만 건의에 긍정적인 답변을 준 환경부와 국토부 등 관계부처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선을 위해 힘껏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