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석 앉은 광주 고법·지법원장, 직접 재판 맡아

광주고법원장과 지법원장이 재판장으로 직접 민사사건 업무를 시작했다.

29일 광주지방법원 303호 법정에서는 박병태 광주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은 민사5부가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20건의 민사 항소심 재판 변론기일을 진행한 박 지법원장은 지난해 2월 이후 오랜만에 법복을 입었음에도 오랜 연륜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재판을 이끌었다.

민사사건 특성상 법률대리인 없이 직접 원고·피고인 석에 선 당사자들이 두서없이 주장을 쏟아내도, 박 지법원장은 쟁점을 정확히 정리해 주기도 했다.

변호인들도 법원장 직접 앞에 서는 재판정은 낯선 듯 평소와 다른 긴장감으로 임했다. 대법원이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장기 미제 사건을 법원장에게 맡기기로 하면서 광주지법은 박 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민사5부(항소 재판부)를 신설했다.

박 지법원장은 기존 항소 재판부가 오랫동안 보유한 장기 미제 사건과 새로운 민사재판 등 83건을 배당받았다.

광주고법도 신속한 재판을 위해 2개의 재판부를 늘려 5개의 민사합의부를 운영하는데, 배기열 광주고법원장은 신설 재판부인 민사5부 재판장을 맡았다. 배 고법원장은 기존 항고 사건을 병행한 재판부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배당사건 40여건 중 이미 20여건을 처리했고 결정문의 상당수를 배 고법원장이 직접 작성하고 있다고 광주고법 측은 밝혔다.

광주 고법·지법 관계자는 "사법행정 업무도 해야 하는 법원장들이 직접 재판까지 맡았다"며 "기존 재판부의 부담과 담당 사건이 줄어 빠른 재판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