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티샷, 백스핀 걸리더니…셰플러 '더블보기' 최악의 악몽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실수에 올해 두 번째 더블보기
16·17번홀 연속 버디로 '만회'
중간합계 9언더 공동선두로
사진=AP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총상금 910만달러)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최악의 실수에도 3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셰플러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GC(파70)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15번홀(파3)에서 ‘악몽 같은 플레이’를 경험했다. 티샷을 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핀까지의 거리 121야드, 웨지로 친 셰플러의 티샷은 핀에서 약 1.5m 앞에 떨어졌다. 방송 중계에서도 “완벽하다”는 감탄이 나왔다.하지만 공이 뒤로 돌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내리막 경사에 심한 앞바람이 더해지면서 공은 러프도 지나쳐 워터해저드로 직행했다. 샷의 결과를 보고 셰플러는 눈을 크게 뜨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셰플러는 벌타를 받고 러프에 공을 드롭한 뒤 칩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어프로치가 다소 짧아 그린 오른쪽에 걸렸고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결과는 더블보기. 경기를 마친 뒤 셰플러는 “티샷을 한 뒤 갤러리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 공이 홀 가까이 떨어진 줄 알았다”며 “공이 그린에서 백스핀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물속으로 들어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15번홀은 이날 경기에서 최악의 난도로 선수들을 애먹인 홀이었다. 이날 평균타수는 0.4타가 더 많아 18개 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 번의 경기 동안 이 홀에서 버디는 47개에 그쳤다. 이날 공동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토니 피나우(미국) 역시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했다.이날 더블보기는 셰플러가 올 들어 두 번째 기록했다. 전날 2라운드 18번홀 3m 안쪽에서 3퍼트를 하면서 만든 더블보기가 올 시즌 218번째 홀 만에 나온 첫 번째 더블보기였다.

그래도 셰플러는 이어진 16·17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4언더파 66타로 경기를 마쳤다. 중간합계 9언더파 201타로 데이비드 스킨스(잉글랜드), 슈테판 예거(독일), 알레한드로 토스티(아르헨티나), 토마스 데트리(벨기에)와 함께 공동선두로 우승을 다투게 됐다. 지난 11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8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셰플러가 이번에 우승하면 출전 대회 3개 연속 우승을 이룬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