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AI폰' 통했다…삼성, 5개월 만에 스마트폰 왕좌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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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점유율 20%…애플 18%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5개월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갤럭시S24 시리즈 등 삼성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인공지능(AI)폰’이 북미 시장에서 호평받은 덕분이다. 전작 대비 판매량이 증가한 갤럭시 Z폴드·플립5 등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도 1위 탈환에 힘을 보탰다. 삼성은 라이벌 애플이 반(反)독점 소송 등으로 코너에 몰린 지금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勢)를 불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갤럭시S24 누적 653만대 팔려
Z폴드·플립5도 소비자 호평
美 법무부, 애플 '反독점 낙인'
"삼성 기회"…프리미엄 공략 속도
점유율 20% 회복
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969만 대로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애플은 1741만 대를 팔아 18%를 가져갔다. 삼성이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되찾은 건 지난해 9월(삼성전자 20%·애플 19%) 이후 5개월 만이다.삼성은 유럽에선 34%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애플의 텃밭인 미국에서도 선전했다. 삼성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6%로 1월(20%) 대비 16%포인트 뛰었다. 애플이 내준 점유율(64%→48%)만큼 삼성이 가져간 셈이다.
1위 탈환의 일등 공신은 1월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다. 이 제품은 2월 말까지 653만 대 팔렸다. 전작인 갤럭시S23의 2023년 2월 말 기준 판매량인 724만 대보다 10% 적지만 갤럭시S24 출시 시점이 전작 대비 열흘 정도 늦은 점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프리미엄 폰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삼성 점유율이 급상승한 것도 갤럭시S24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월 삼성의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 중 52%가 갤럭시S24 시리즈였다. 업계에선 △통화 중 13개국 언어 실시간 번역 △메모 자동 정리·요약·번역 △화면에 동그라미만 그리면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능이 깐깐한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AI폰과 함께 삼성 스마트폰의 양대 축인 폴더블폰 반응도 좋다. Z5 시리즈의 2월 말 기준 6개월 누적 판매량은 총 739만 대(플립 476만 대·폴드 263만 대)로 총 735만 대가 팔린 Z4 시리즈(플립 455만 대·폴드 280만 대)를 소폭 앞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프리미엄 폰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위기에 총력전
삼성은 미국 법무부가 애플에 ‘경쟁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기회로 삼아 프리미엄 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에 보내는 문자·동영상 전송 속도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삼성페이, 갤럭시워치 등 삼성 서비스·제품과 아이폰의 호환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이게 유죄로 결정되면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함께 시정 조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혁신의 상징이던 애플에 ‘불법 기업’이란 오명이 붙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며 “삼성엔 하늘이 준 기회”라고 평가했다.삼성은 올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3월 28일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갤럭시S23 시리즈, 갤럭시 Z5 등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프리미엄 제품에도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프리미엄 폰 시장의 승부처인 북미에서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을 통해 애플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