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덮친 부동산 의혹…'아빠 찬스'부터 '상가 쪼개기'까지

민주당 후보에 제기된 각양각색 부동산 의혹
'편법 대출' 양문석, '아빠찬스' 양부남·공영운
與 "말로만 공정 외치는 민주당의 위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을 열흘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가지각색 부동산 관련 의혹이 계속되자 국민의힘은 "말로만 공정 외치는 민주당의 위선이 드러났다"고 날을 세웠다.

우선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민주당 후보는 '편법 대출' 의혹을 받는다. 그는 과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구매하며 대부업체 대출과 장녀의 사업자 대출 11억원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업을 하지 않는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등록증을 만들어 위·변조된 매출 증명서 등을 제출했다면 새마을금고를 상대로 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양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편법 대출"이라면서도 "우리 가족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있나.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였느냐.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단 한 번이라도 확인 과정을 거쳤느냐"고 말해 더욱 비판받기도 했다.

광주 서구을 양부남 후보는 재개발 호재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단독주택을 소득이 없던 20대 두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돼 '부모 찬스' 논란에 놓였다. 양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법률위원장을 맡아 '법률 호위무사'로 불리는 인사다.

양 후보의 두 아들은 한남3구역 내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단독주택(대지 106㎡, 건물 177.78㎡)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양 후보의 배우자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떨어진 뒤 8개월 후에 두 아들에게 이 단독 주택을 증여했다. 증여받을 소득이 없던 두 아들의 증여세는 양 후보가 대신 내줬다. 해당 주택의 현 시세는 3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30억원대의 서울 성수동 재개발 주택을 증여해 비슷한 '부모 찬스' 비판을 받고 있다. 공 후보는 아들이 22살 당시 전역하기 한 달 전에 해당 주택을 증여했다. 당시 성수동엔 현대차 그룹이 연관된 레미콘 공장 이전 이슈가 있었고 이후 이전이 이뤄져 현재는 인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상태다. 공 후보는 현대차 사장 출신이다.

공 후보는 노후 대비 및 아들의 결혼 준비 등을 위해 해당 건물을 구매했으며, 증여 시점은 세무사와 부동산에 일임, 증여 시점 등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 부호는 '딸 특혜 채용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이어졌다. 공 후보와 경쟁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공 후보의 딸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재직 중이라는 제보가 있었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경기 분당을에 출마한 김병욱 민주당 후보를 향해서는 '상가 쪼개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가 남양주에 보유한 면적 0.9㎡에 불과한 상가 지분에 채권 최고액 40억여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단순한 행정착오'라고 반발했다. 그는 "해당 건물은 2005년 19년 전에 준공된 건물로서 이 한 평도 안 되는 상가는 처음부터 3인 공동 소유고 그 이후로 아무런 소유권의 변동이 없었다"며 "이 상가의 근저당은 처음 상가를 지을 때 대출받은 것으로서 빚을 모두 상환하였으며 관련된 구분 등기 상가에 근저당권 설정 말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소형 평형이라 근저당권 설정 말소를 않은 채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개별 후보가 대응" vs 국민의힘 "무책임하고 뻔뻔"

민주당은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개별 후보가 대응할 문제는 개별 후보가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성폭행 변호한 후보들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부동산 관련 의혹에 대해 "말로만 공정, 정의, 평등을 외치는 민주당의 위선이 드러났다"며 "이것이 바로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1일 논평을 통해 "제테크 실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재개발 예정 부지에 속한 부동산을 가격 급등 직전, 타이밍도 완벽하게 맞춰 증여하는 '재산 대물림의 정석'을 보여줬다"며 "부동산 투자와 부의 상속을 죄악시하는 민주당 아니었나. 온갖 반시장적 악법을 들여와 적법한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도 투기 세력으로 매도해놓고 뒤로는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혈안이었던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공보단장은 "공당이 국민께 선보이는 후보들은 당의 이념과 정책을 상징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개인사’라며 당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무책임하고 또 뻔뻔하다"고 일갈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