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이소 품절 대란' 그 화장품, CJ온스타일 손잡았다

브이티코스메틱, 1일
CJ온스타일 통해
‘VT PDRN 리들샷’ 단독 출시

다이소 품절 대란 주역
‘VT 리들샷 에센스’ 후속작
6만원대 프리미엄 라인 선보여

‘좋은 화장품’ 고민한 정철 대표
“리들샷은 ‘피부 운동기구’,
생활 속 필수품 자리매김 할 것”
브이티코스메틱이 1일 CJ온스타일을 통해 단독 출시한 ‘VT PDRN 리들샷’/ 브이티 제공
다이소에서 6개월째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뷰티업계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브이티코스메틱의 ‘VT 리들샷 에센스’ 후속작이 1일 CJ온스타일서 단독 출시됐다.

‘VT PDRN 리들샷’은 산삼에서 추출한 PDRN 성분을 담아 기존 리들샷 대비 피부 광채와 탄력·영양 기능을 강화했다. 브이티코스메틱은 고가 프리미엄 라인(6만원대)인 VT PDRN 리들샷의 안착을 위해 이번엔 TV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서 경쟁력을 보유한 CJ온스타일과 손을 잡았다.정철 브이티코스메틱 대표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화장품이 피부 악화를 막는 일종의 '영양제'였다면, 리들샷은 피부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피부 운동기구'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 삶에서 운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처럼, 리들샷이 생활 속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日이어 韓 다이소서 ‘인기몰이’

브이티코스메틱이 지난해 2월 첫 선을 보인 VT 리들샷 에센스는 1년여가 지난 지금 K뷰티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리들샷은 아주 작은 사이즈의 천연 미세침(마이크로 니들)이 피부를 자극하면서 진정과 재생을 돕는 시카 추출물과 결합해 화장품 유효성분의 피부 흡수를 돕는 제품이다.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리들샷은 현지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 주요 온라인 쇼핑몰인 큐텐과 라쿠텐 등에서 메가와리(메가할인) 누적판매 1위, 코스메 어워드 1위 등 성과를 냈다.
정철 브이티코스메틱 대표가 1일 서울 브이티코스메틱 명동3호점에서 ‘VT PDRN 리들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솔 기자
브이티코스메틱은 한국 브랜드 최초로 라쿠텐의 ‘SHOP OF THE YEAR 2023’서 코스메틱·향수 부문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아마 작년에 K뷰티 전체 브랜드를 통틀어 일본 내 매출이 가장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같은 해 4월 자사몰을 시작으로 주로 온라인 채널에서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9월 다이소 입점은 브이티의 국내 사업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 기존 제품(50ml) 대비 용량을 크게 줄인 다이소 전용 제품인 ‘VT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2ml 6개입)을 새로 선보였다. 가격은 3만원대인 기존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인 3000원으로 책정했다.

정 대표는 “다이소는 ‘국민 가게’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어 우리가 국내에서 리들샷을 알리기에 적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제품과는 포장이나 원료 배합비율이 약간 다르지만 시카 리들의 효과를 쉽게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다이소에서 리들샷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고객 1인당 한 개씩으로 판매량을 제한해도 금세 물량이 동났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매대에 제품을 내놓지 않고 대신 교환권을 발행하는 형태로 판매가 이뤄졌다.


‘좋은 화장품’ 고민에서 리들샷 나와

다이소를 통해 유통 채널의 위력을 실감한 브이티코스메틱은 이번엔 CJ온스타일과 손을 잡았다. CJ ENM 커머스 부문이 운영하는 CJ온스타일은 TV 홈쇼핑은 물론이고 온라인 ‘라이브 방송(라방)’과 유튜브, tvN 가상광고 등 TV와 모바일에 걸쳐 다양한 콘텐츠 마케팅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매출 확대 및 브랜딩 강화에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원 플랫폼 채널’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통해 리들샷의 효능과 장점을 보다 많은 분들이 체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VT PDRN 리들샷은 항염증과 피부 조직 재생 등 효과가 있는 PDRN 성분을 포함한 제품이다. PDRN은 원래 수컷 연어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혼합물이다. 기술 발달로 이제는 해조류나 연꽃 등 식물성 PDRN 추출이 가능해졌다.

정 대표는 “VT PDRN 리들샷에는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안정성이 높고 분자 크기도 훨씬 작아 피부에 효과가 좋은 산삼 추출 PDRN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의 인터넷 쇼핑몰인 '다이소몰'에서 품절로 브이티의 '리들샷' 제품 주문이 불가능한 모습/ 다이소몰 캡쳐
브이티코스메틱의 PDRN 리들샷은 기존에 출시된 리들샷 라인의 사용 단계를 줄여주는 일종의 ‘올인원’ 제품이다. 정 대표는 “기존 소비자들은 ‘오리지널 리들샷’으로 피부를 열어준 다음 ‘PDRN 세럼’ 등 고보습·고영양 크림을 덧바르는 방식을 많이 택했다”며 “PDRN 리들샷은 이 두 가지 효과를 한 번에 낼 수 있는 라인”이라고 소개했다.

뷰티업계에서는 정철 대표의 브이티가 CJ온스타일과 협업을 통해 ‘리들샷 신화’를 계속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1985년생인 정 대표는 2010년대부터 의류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브이티코스메틱을 설립하며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쿠션과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주로 공략했다.

브이티는 이미 일본에서 2021년 큐텐 메가와리 종합&뷰티 카테고리 2년 연속 판매 1위, 2022년 베스트 코스메 70관왕 수상, 글로우픽 하반기 베스트 어워드 선정 등 성과를 냈다.
정철 브이티코스메틱 대표가 1일 서울 브이티코스메틱 명동3호점에서 ‘VT PDRN 리들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솔 기자
정 대표는 “2010년대 후반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직진출을 고집하다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저희는 현지 거래처와 차근차근 신뢰를 쌓았고 특히 코로나 팬데믹 때에도 중단없이 거래를 이어나간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리들샷은 ‘좋은 화장품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정 대표의 고민에서 나온 산물이다. 그는 “뷰티 트렌드가 확확 바뀌면서 제품 판매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지 않자 그런 고민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화장품업계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성분과 원료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마이크로니들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범준 교수와의 만남은 리들샷 탄생의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다. 정 대표는 “개개인별로 피부 타입은 달라도 한 번 상처가 난 뒤 회복하는 자가면역 기능은 누구나 갖추고 있다는데 착안한 것”이라며 “리들샷을 바르면 따끔한 느낌에 처음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회복 과정에서 피부가 좋아진다는 점을 고객에 설득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과 협업으로 대중화 노려

지난해 리들샷 출시 후 브이티는 다시 한 번 ‘스텝업’을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회사인 브이티는 화장품과 음반기획(큐브엔터테인먼트), 라미네이팅 등 사업을 영위한다. 이 중 브이티의 화장품 매출은 2022년 1303억원에서 작년엔 1770억원으로 35.8% 증가했다. 일본 등 해외 매출이 1174억원에서 1505억원으로 28% 늘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국내 매출은 ‘다이소 품절 대란’ 등에 힘입어 129억원에서 26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브이티 실적과 추이 및 전망/ SK증권 제공
CJ온스타일과 협업을 통해 이제 브이티는 리들샷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정 대표는 “다이소 품절 대란 등으로 리들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우리가 고객층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여겼다”며 “다이소나 올리브영을 가지 않는 중장년층도 TV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리들샷의 효능을 체험해보고 ‘써봤는데 따갑지만 좋았다’는 등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CJ온스타일은 이번 VT PDRN 리들샷 단독 출시를 기념해 오는 7일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겟잇뷰티 프렌즈’와 ‘심스라 스페셜 라이브’ ‘컴온스타일’ 등 뷰티 관련 대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멀티 채널 세일즈에 돌입한다. 또한 tnN의 ‘줄서는 식당2’, CJ온스타일 유튜브 채널 ‘눈떠보니 라떼’ 등 예능 프로그램 및 웹드라마 등을 통한 가상·간접광고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