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번호' 문자 받고 충격…"아! 이럴 줄 몰랐어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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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 번호 예측 사이트' 기승
사기죄로 실형 선고 사례도 이어져
"어떤 분석 시스템도 예측 불가능"
"매 회차 '독립 확률' 시행" 재차 강조
"현재 매주 꾸준하게 로또 구매하고 계실까요? 아직도 유료 업체 및 자동으로 구매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 더 이상 운과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거짓으로 추출한 엉터리 번호에 한주의 희망을 맡기지 말아주세요."지난해 복권판매액이 6.7조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로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복권 당첨이 절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해 추첨해 주는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복권 수탁업자 동행복권은 이는 명백한 사기 행각에 해당한다며, "통계를 통해 당첨 번호 예측할 수 있다" 등의 가설은 명백히 잘못된 정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평소 로또 구매를 즐긴다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을 '로또 블로거'라고 밝힌 이로부터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문자를 통해 "매주 머신러닝 유동 회귀 분석법을 이용한 자체 개발 프로그램으로 추출한 조합번호로 많은 당첨자를 배출했다"며 당첨 예측 번호를 무료로 알아가라고 홍보했다. 이를 본 김씨는 "궁금증에 블로그를 클릭해봤는데, 교묘하게 정말 분석적인 주장들이 많았다"고 황당해했다.
현재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준다는 취지의 온라인 사이트 업체들은 게시물에 '정밀 분석', '최첨단 시스템', '실제 당첨 영수증' 등 키워드를 넣어 신빙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구매자들을 속이고 있다. 이들은 본인들이 자체 개발한 정밀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로또 번호를 받으면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간의 당첨 번호와 전체 당첨 번호를 2개 그룹으로 형성해 비교 분석하는 식이다.하지만 로또 당첨 예측 사이트는 '모두 거짓'이며, 로또는 매회 각각 무작위 추첨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도 당첨 번호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복권업계 설명이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어떤 분석 시스템도 절대 예측 불가능하다"며 "추첨은 이전 회차의 당첨이 다음 회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매 회차 '독립 확률'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 1등 당첨에서 많이 나온 숫자를 조합한다고 한들 당첨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속였다가 사기 혐의로 법정 제재를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대법원 2부는 굿을 하면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며 약 2억4000만원을 챙긴 무속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무속인은 범행 당시 "로또 복권 당첨이 되려면 굿 비용이 필요하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했고, 총 23회에 걸쳐 피해자로부터 2억4000만원과 금 40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일 대전지방법원은 당첨 가능성이 큰 번호 조합을 생성할 수 있는 로또 복권 번호 조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2억3800만원을 뜯어낸 4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는 투자받아 복권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투자액 비율만큼 당첨금을 나누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씨는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실이 없었으며, 로또 1·2등에 당첨된 적도 없었다. 숫자 45개 중 6개를 임의로 선택해 만들 수 있는 로또복권 조합의 수는 무려 814만5060개에 이르기 때문에, 공동으로 복권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는 구조였다.그런데도 온라인상에 잘못 퍼진 정보들을 통해 여전히 로또 당첨 번호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동행복권은 지난 3일 공식 블로그 글을 올리고 '복권 과몰입'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복권 과몰입의 특징과 증상으로는 △복권에 관한 생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구매금액과 구매 횟수가 커진다 △크게 '한탕'을 꿈꾼다 △복권 구매에 대해 다른 사람에겐 당당하게 구매했다고 밝히지 못한다 등이 있었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복권 과몰입에 빠지면 일상생활 중 다른 여가 생활 없이 복권을 분석할 장소를 물색하고, 복권에 대한 생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복권 구매 금액이 늘어가며 구매 횟수도 커지는데, 복권으로 잃은 금액을 복권으로 복구해야 한다고 여기게 되고, 재정적 또는 다른 문제들이 당첨금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복권 과몰입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복권을 한 주간의 즐거운 희망을 심어주는 가벼운 오락 활동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한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2023년도 복권·복권기금 관련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발행액은 7조330억원으로, 당초 계획(7조61억원)보다 269억원 많은 복권이 발행됐다. 이 중 6조7507억원어치가 판매됐으며, 복권 판매액은 2022년(6조4천292억원)보다 5%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