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 與 '尹 담화'에 평가 엇갈려…"대화에 방점" "역효과만"

"2천명 고집 안하겠단 가능성 연 것" vs "2천명 얽매이면 대화 빗장 못 열어"
국민의힘 4·10 총선 후보들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같은 발언 내용을 놓고도 후보들마다 보는 시각과 해석이 달리 나온 셈이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의료계를 향해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석과 정부의 2천명 증원 방침을 거듭 강조한 것에 불과하다는 불만 섞인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서울 동대문을 김경진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2천명에 얽매이지 않고 조절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타협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대통령 입장을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대타협 가능성을 분명 열어놓았으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대통령이 결국 강하게 이야기한 것 같지만 자세 변화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출마한 한 후보는 통화에서 "대통령 스타일을 고려하면 지금 엄청나게 꺾은 것이고, 대안을 가져오면 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담화문에 우리가 필요한 말은 다 넣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지역의 다른 후보 역시 "일단 대화를 하자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확실히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며 "2천명을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게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후보도 "대통령이 진지하게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본다"며 "유권자들은 대통령이 매사 이렇게 진지하게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을 인상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 당위성을 부각하면서 2천명 증원을 거듭 강조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인 윤상현 인천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건 없는 의정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라며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옳지만 2천명에 얽매이면 대화의 빗장이 열릴 수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는 "대통령 담화가 2천명 조정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읽히지 않고 '우리가 옳다'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담화가 역효과만 내서 큰일 났다.

선거를 포기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부산·경남(PK) 접전지에서 뛰는 후보도 "윤 대통령이 진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의료 개혁 명분 좋지만, 총선을 지면 동력도 잃고 정부가 뭐를 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험지'로 꼽히는 서울 마포을의 함운경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라"며 탈당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