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예술인가, 외설인가 美 극사실주의 작가…매릴린 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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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미국의 화가이자 사진가 매릴린 민터는 예술과 외설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다. 여성의 성기나 체모, 혀 등을 확대한 극사실주의 회화를 그리면서다. 페미니즘 철학에 기반한 그의 작품은 신체적 자유와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민터는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냈다. 1948년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난 그는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 술과 도박에 빠진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16세에 친구들의 신분증을 위조해주다가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방황하던 민터는 앤디 워홀 평전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플로리다대에 진학해 사진을 전공했고, 시러큐스대 대학원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받았다.민터는 대중매체에서 감춰온 은밀한 신체 이미지를 그리며 여성의 성적 욕망을 해방하고자 했다. 작가는 “인간의 가장 ‘추한’ 부분을 가장 아름답게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1980년대 페미니스트 운동가들로부터 “성 착취적 이미지를 재생산한다”고 비난받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 미국 순회전 ‘예쁘거나 더럽거나(Pretty/Dirty)’를 기점으로 학문적 인정과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논란을 몰고 다니는 민터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이태원동 리만머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27일까지.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