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 히딩크, 이번엔 K클래식 세계화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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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홍보대사 위촉식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78)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첫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
2028년까지 임기…"음악과 교육 현장 연결하고파"
"축구와 클래식, 개인 역량 끌어낸단 점에서 닮아있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향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히딩크 전 감독은 “축구와 클래식 음악은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며 “특히 축구 감독과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팀원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보이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끊임없이 훈련한다는 점에서 통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던 히딩크 전 감독은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과 함께 2028년 12월 31일까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히딩크 전 감독이 서울시향 홍보대사를 맡게 된 건 츠베덴 음악감독과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다. 히딩크 전 감독은 “예전에 츠베덴 감독이 지휘한 공연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TV로 시청한 적이 있다"며 "그때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 먼저 판 츠베덴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스포츠와 예술은 사람들을 하나로 연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그(히딩크 전 감독)와는 인생에서 공감하는 가치가 같다”고 말했다.두 사람은 자리에서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이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연주자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듯 축구에서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철저히 예측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히딩크 전 감독은 “판 츠베덴은 완벽한 팀을 구성하고, 팀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전문가다. 그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하며 특유의 털털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끝으로 히딩크 전 감독은 서울시향 홍보대사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 역할은 아직 생각 중이지만, 음악과 교육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에 나서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히딩크 전 감독은 오는 4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