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 세 차례 금리인하"…재테크 전략, 어떻게 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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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 이르면 6월부터 금리 내릴 듯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계획을 유지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재테크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뉴욕증시 3대 지수와 금값,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뉴욕 3대 지수, 금값, 비트코인 등 자산 들썩
금리 '고점' 확산…은행권 수신 잔액 증가
여유 자금이면 예·적금 만기 긴 게 유리
대출 문턱 높아 주담대 금리 소폭 상승
혼합형 선택 후 변동형으로 교체도 한 방법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수신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고금리 예·적금 ‘막차’에 올라타려는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탓에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소폭 인상하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변동형 대출이 고정형(혼합형)보다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변동형 대출 시 한도가 더 줄어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감안하면 혼합형 대출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 ‘정점론’ 확산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 2월 수신 잔액은 2326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2조4000억원 늘어났다. 증가 폭 기준으로는 2021년(38조3000억원)과 2020년(35조9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자 현재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금리 인하 분위기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월(3.64%)보다 0.04%포인트 내린 3.62%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상승세가 꺾인 뒤 3개월째 내리막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 낮춘다고 해서 한국도 바로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은 금리가 떨어질 걸 예상하면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수신 금리 인하 시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예·적금 만기는 길게
이자수익을 기대하고 예·적금에 가입한다면 가급적 만기를 길게 잡는 게 좋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수신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권의 연 4%대 정기예금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집계 결과 지난달 19개 국내 은행이 취급한 예금 가운데 평균금리가 연 4%를 넘는 예금(12개월 만기 기준)은 수협은행의 ‘Sh 첫 만남 우대예금’(연 4.05%) 한 개뿐이었다. 이 상품은 첫 거래 고객에게 연 1%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1인 1계좌 한도로 100만원 이상 1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자유적립식 적금(12개월 만기 기준)의 경우 국민은행 ‘KB차차차 적금’(연 8.0%)과 기업은행 ‘IBK탄소제로적금(연 7.0%)’ 금리가 높은 편이다. KB차차차 적금은 기본 금리 연 2.5%에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를 통한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료 초회 납부 등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5.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IBK탄소제로적금 전기 사용량 절감 등에 따라 최고 연 4.0%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유자금이라면 1년보다는 2년, 2년보다는 3년 만기 예·적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대출은 여전히 고정금리
금리 하락 전망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 때문에 소폭 반등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별로 0.10~0.30%포인트 인상했다. 은행들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대출이 유리하다. 하지만 2월 26일부터 도입된 스트레스 DSR 탓에 변동형 주담대는 대출 한도가 더 줄었다. DSR은 전체 금융사로부터 받은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 대출에 40%(비은행은 50%) 규제가 적용된다. 은행 대출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스트레스 DSR은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붙여 대출한도를 산정한다. 소득은 동일한데 금리가 높아지면 DSR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 원금은 줄어든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대출자가 주담대(30년 만기)를 받을 경우 종전에는 3억3000만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오는 6월까지 변동형은 3억1500만원, 혼합형은 3억200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대출이 더 많이 나오는 혼합형 대출을 선택하고, 중도 상환 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형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