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의대생 96% "의대 정원 줄이거나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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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 설문조사 결과 발표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이는 전공의와 의대생 96%는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이 조사에서 응답자 1581명 중 64.1%(1014명)는 '한국 의료 현실과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1.9%(504명)였다.
이에 의대 정원을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반면 '증원해야 한다'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또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66.4%(1050명)는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대 증원·필수 의료 패키지 백지화'(93.0%·복수 응답), '구체적인 필수 의료 수가 인상'(82.5%), '복지부 장관 및 차관 경질'(73.4%), '전공의 근무 시간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수련 의사가 없다고 답한 전공의·의대생도 33.6%(531명)였다. 그 이유로는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하는 것에 환멸이 났기 때문'(87.4%),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41.1%) 등이 거론됐다.
이외에도 한국 의료의 문제로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90.4%),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당연지정제'(62.4%) 등이 지적됐다.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들이 의무적으로 진료하고 국가가 정한 금액을 받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사직 또는 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이나 협박이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0.9%(15명)에 불과했다. 류옥하다 씨는 "(병원이나 학교에서) 왕따가 되는 것이 두려워 돌아오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 결과가 보여준다"고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