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양배춧값 우려에 "사전계약으로 3천원대 유지"

출하량 급감에 중소마트 가격 올라…"한 통씩 사야 저렴"

양배추 가격이 출하량 감소로 올해 평균 40%가량 올랐으나 이마트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에선 1포기에 3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이 산지를 늘리고 사전에 농가와 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양배추 1포기 가격은 각각 3천480원, 3천450원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홈플러스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양배추를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30% 할인해준다. 이마트는 양배추 1포기(1.5㎏ 내외)를 작년 12월부터 3천원대 또는 가격파괴 행사 시 2천원대에 각각 판매했다.

롯데마트에선 양배추 1포기 가격이 작년 12월부터 지난 달까지 꾸준히 3천490원 수준을 유지하는 등 변동이 미미하다.

대형마트들은 "시기별로 양배추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 가격 변동 리스크에 대응해 가격을 평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양배추 산지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연간 단위 계약으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소 식자재 마트·소형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양배추 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양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포기당 5천409원으로 1년 전(3천789원), 1개월 전(3천820원)보다 각각 40% 넘게 올랐다.

최고가는 7천990원으로 8천원에 육박한다. 양배추는 주요 산지인 제주와 무안, 해남 지역 작황이 2월부터 잦은 비와 일조량 감소 여파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에서는 양배추가 비대해지고 병충해가 발생하는 등 품질 저하 문제가 생겼고 내륙 산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출하량이 작년보다 30% 감소했다.
양배추는 중식당과 한식당 등 식당에서 많이 쓰는 식재료여서 일반 가정보다 외식업계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자영업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양배추 1통에 8천원을 줬다", "양배추 3통을 7천900원에 주워 왔다" 등 양배춧값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양배추 시세는 다음 달부터 강원권과 충청권 출하가 시작돼야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높은 시세가 장기화하면 대형마트 판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양배추는 잘라서 팔면 인건비가 반영돼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1통씩 사는 게 저렴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롯데마트 양배추 1포기 가격은 3천450원이지만 반포기는 3천290원으로 차이가 거의 없다. 이마트는 1포기는 3천480원에, 반포기는 2천28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