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총선 족집게' 엄경영 "여전히 국민의힘 과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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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민주당 180석 예측했던 엄경영한국경제신문이 의뢰하여 '피앰아이'가 실시해 온 여론조사 공표가 돌연 중단된 가운데, 국민의힘 강세를 예측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엄 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80석을 정확히 예측해 '엄문어'(월드컵 승패 적중률이 높았던 문어에 비유)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일각 '범야 200석' 주장에…"여전히 與 과반"
'일부 與 유리' 한경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여론조사, 진보가 과다 표집될 가능성 有"
"한강·충청·낙동강 벨트서 與 승리할 것"
엄 소장은 2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야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과 관련해 "진보가 과다 표집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히 국민의힘이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 소장은 "(각종) 여론조사가 (국민의힘에) 너무 안 좋게 나오고 조국 혁신당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면서도 "저는 주요 격전지에서 대체로 국민의힘이 승리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 벨트나 충청 벨트, 낙동강 벨트에서 국민의힘 승리를 전망했다.
엄 소장은 지난달 14일에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170석, 더불어민주당이 120석"을 예측했었다. 엄 소장의 이러한 22대 총선 예측은 선거 여론조사를 규제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한국경제신문이 의뢰해 피앰아이가 시행해 온 총선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사실상 중단시키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화 면접이나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을 통한 기존 선거 여론조사와 달리 모바일웹 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한경·피앰아이 여론조사에서 일부 지역구의 경우 국민의힘에 유리한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여심위에 '기존에 없던 방식을 왜 허용했냐'는 항의가 빗발쳤고, 여심위는 한경·피앰아이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했다.
여심위는 여론조사가 행정동별로 균일하게 안배됐다는 점을 증명하려면 피조사자의 동 단위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앰아이는 동 단위 정보는 표본을 제공하는 통신사만 접근할 수 있고,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동 단위로 순차적으로 설문을 시행해 조사 기준을 넘으면 참여를 막아 응답자 분포를 관리하는 것이 피앰아이의 구조다.
○한경 여론조사에 "선진국에서 자주 쓰는 방식…의미 있다"
엄 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저도 옛날에 여론조사 기관을 운영하며 웹조사 방식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자주 쓰는 방식"이라며 "피앰아이가 구축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없다면, 바람직한 조사 방식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화 면접이나 ARS를 주로 이용하느 우리나라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조사 당시의 정치사회 분위기를 너무 민감하게 포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특히 이번 총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지난해 11~12월에 민주당 바람, 올 1월엔 한동훈 바람, 2월엔 이준석·이낙연 바람, 3월에는 조국 바람이 불었다"며 "실제 판세를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은 바람이 불었고, 정치 사회적 쟁점이 많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화 면접조사나 ARS 조사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엄 소장은 "이번 총선 중에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여론조사 영향력이 완전히 극대화된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략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천만 명까지 본다"면서 "이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진보가 과다 표집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산이나 경남 지역에서 '진보 이념'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이런 면에서 한경·피앰아이가 실시한 '모바일 웹' 조사 방식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염 소장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150석, 민주당 130석, 조국혁신당 10석 안팎, 기타 정당 10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