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규의 데이터 너머] 과소평가 된 최저임금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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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경제부 기자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학회 영문학술지 ‘KER’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비임금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영향은?’ 논문을 공개했다.
전 교수와 이 교수는 이 논문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살펴봤다. 이 기간 최저임금은 시간당 3770원에서 6470원으로 71.6% 인상됐다. 연도별 명목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8.3% 수준이었다.
비임금 근로자도 감소

고용 감소 효과는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순고용률 감소 폭 1.6~1.9%포인트 중 1.1~1.4%포인트는 임금근로자, 0.5%포인트는 비임금근로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임금근로자의 고용 감소 효과가 전체 고용 감소 효과의 26~29%를 차지한 것이다.
고용효과 29% 저평가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 무급으로 일하는 가족 등을 의미한다. 이들의 고용 감소는 주로 폐업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고용률 감소의 64.4%가 사업의 진입과 퇴출에 의한 것이었다. 반면 사업의 확장과 축소에 따른 변화는 35.6%에 그쳤다. 반면 임금근로자는 사업의 확장과 축소에 따른 변화가 52.8%로 더 컸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저숙련 일자리일수록 감소 효과는 더 컸다.이번 연구는 최저인금의 변화가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등에게 미치는 영향을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최저임금에 대한 고용 영향 분석은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만 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런 경우엔 비임금근로자의 고용 감소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전 교수는 “비임금근로자가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임금근로자만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추정하는 것은 전체 노동력에 대한 고용 효과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며 “한국처럼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이런 편향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이다. 작년보다 2.5% 상승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절차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과 함께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 자료를 검토한 후 오는 8월 초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최저임금위는 이 과정에서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폐업 등을 통한 고용 감소 효과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이런 효과를 무시하기엔 자영업자 비중이 너무 큰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