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조각가] 일상 속 예술 추구한 美 현대조각 선구자…리처드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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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지난달 26일 85세로 세상을 떠난 리처드 세라(1938~2024)는 미국의 현대 조각을 대표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철판 등 금속성 재료로 제작해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거대한 조각 작품으로 예술계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세라가 자신을 상징하는 거대한 철 조각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건 1970년대부터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하는 조선소를 견학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예술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표현하려고 시도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만지고 생활하는 공간과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세라의 생각이었다. 이런 철학은 주민들과의 갈등을 낳기도 했다. 세라가 1981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설치한 36m에 달하는 작품 ‘타이틀드 아크(Titled Arc)’는 이동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쏟아지면서 강제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그의 작품은 환영받았고 해당 지역과 미술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05년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된 뒤 영구 전시 중인 ‘시간의 문제(The Matter of Time)’, 2014년 카타르 브루크 자연보호구역에 1㎞ 간격으로 세워진 14∼16m 높이의 강철 기둥 ‘동-서/서-동(East-West/West-East)’ 등이 대표적이다.뉴욕타임스는 “관객들은 그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미로를 탐험하듯 길을 찾고 작품을 만지며 경외감을 받고, 왠지 모를 위안을 받게 된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