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딸 갭투자' 공격에…공영운 "난도질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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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토론회 '관전 포인트'“있습니까, 없습니까. 왜 답을 못하십니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토론회서 사실 아닌 얘기하면
공직선거법 처벌 대상 돼
서로 라이벌 약점 잡으려
가족 재산 등 무차별 공격
홍성·예산 후보는 '맞고소'도
“‘꼬리 물기’ 하려는 것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그거에 대해 왜 자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2일 CBS 라디오에서 이뤄진 경기 화성을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두 사람이 맞섰다. 공영운 후보 딸의 서울 성수동 재개발 구역 부동산 보유 사실을 놓고 파고드는 이준석 후보의 ‘칼’과 빠져나가려는 공 후보의 ‘방패’가 맞부딪혔다.
지난달 28일 공식 선거전 돌입과 함께 254개 지역구에서 앞다퉈 후보자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후보자 자질 검증부터 공약 내용까지 여러 영역에서 토론이 이뤄졌다.
후보자 토론회의 무게감
이 후보와 공 후보는 공 후보 딸 부동산 보유를 놓고 14분간에 걸쳐 공방을 이어갔다. 성수동 재개발 주택 보유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이 후보의 요구에 공 후보가 확인을 피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선거 토론회의 특수성이 깔려 있다.일반적인 토론회와 달리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 발언은 공직선거법 처벌 대상이 된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선거기간 허위사실 유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 입원 지시를 부정했다가 고발당해 대법원까지 2년여에 걸쳐 법적 공방을 벌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례가 대표적이다.그렇다고 약점이 되는 부분을 순순히 인정하면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후보의 공격을 계속 회피하던 공 후보는 결국 “딸이 맞벌이 부부인데 최근에 대출받아 주택을 장만했다. 법적인 문제는 하나도 없다”며 주택 보유 사실을 인정했다.
충남 홍성·예산에서는 토론회에 나선 후보들이 실제로 고소·고발을 주고받았다. 지난달 30일 토론회 내용을 놓고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와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맞선 것이다. 토론회에서 강 후보는 “당초 홍성 내포신도시에 유치하기로 돼 있던 국제컨벤션센터 등을 양승조 후보가 (충남지사 시절) 천안으로 (위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양 후보는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강 후보를 고발했고, 강 후보는 양 후보 측을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토론 대상은 무한정
여성 후보가 맞붙은 서울 중·성동갑에서는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와 전현희 민주당 후보가 서로의 과거 논란을 모두 끌고 나와 논쟁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전 후보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근태를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관장이 지각 출근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이에 전 후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받았다. 전 후보 역시 윤 후보 부친의 과거 농지법 위반 의혹을 두고 공세를 폈다. 전 후보는 “농지 의혹이 나오자 의원직을 사퇴하셨고, 그에 따라 보궐선거를 하면서 국민 세금을 낭비하게 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죽을 때까지 죄송하다는 말씀을 반복해서 드리겠다”고 했다.
경남 통영·고성에서는 후보들이 각각 국회의원과 시장으로서 추진한 정책을 놓고 토론했다. 강석주 민주당 후보는 정점식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을 두고 “해양케이블카 설치 공약은 벌써 세 번째”라며 “재선 동안 무슨 역할을 했냐”라고 비판했다.정 후보는 강 후보의 통영시장 재임 시절 행정을 들어 “통영시장 재임 당시 많은 예산을 들여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열었지만 예산과 홍보 부족, 문화계 무관심 등으로 실패했다”고 반격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