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金사과 염두?…한은 해외 연구들 소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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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시 기업부채도 가계부채 못지않게 중시해야"
"기후변화 영향 최소화 위해 신속한 대응 전략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시사점이 있는 외국 연구 결과들을 잇달아 소개해 눈길을 끈다.
3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경제연구원은 지난달 15일 빅토리아 이바시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이 기업부채 확대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내용의 논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연구진이 1940~2014년 115개국의 연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 전후 대부분의 민간신용 확대와 수축은 기업부채가 견인했을 뿐 아니라 기업부채 증가는 금융위기 확률을 유의미하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가 선행된 금융위기보다 기업부채 증가가 선행된 금융위기일 때 경제 위축 정도도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기업부채 확대가 가계부채 못지않게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었다.
한은은 이 연구의 시사점에 대해 "금융안정을 위한 모니터링과 건전성 규제 입안 시 기업부채도 가계부채 못지않게 중시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경고음을 울린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0.6%로 3분기 말보다 1%포인트(p) 낮아졌으나, 기업신용 비율은 124.3%로 0.2%p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부채 관리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에 대한 적정성 검토와 개선 방안 마련을 통해 정책 유용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9일에는 자연재해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을 분석한 독일연방은행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로 사과를 비롯한 과일 물가가 최근까지 오름세를 지속해 전체 생활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대규모 홍수, 폭풍, 극단적 기온 상승과 하락 등 월별 자연재해 발생 건수가 미국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연재해가 실업률 상승, 기업의 투자 유보, 소비자의 저축 증가,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자연재해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와 식료품을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은은 이 연구의 정책적 함의에 대해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당국은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거시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anj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