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내세워 주식리딩방 유인…180억대 사기조직 검거

국내 총책 등 11명 구속·6명 불구속…해외 총책 추적 중

유명 투자 전문가를 내세운 광고로 투자자들을 주식 리딩방으로 끌어들인 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사기 등의 혐의로 투자사기 조직 국내 총책 A(37) 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피의자 중 해외에 체류 중인 3명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

A씨 등이 속한 투자사기 조직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공모주 주식 리딩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속여 85명으로부터 186억원의 투자금을 대포통장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 등에 유명 투자 전문가를 앞세운 주식 리딩방을 광고하면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링크를 보내 단체 채팅방으로 초대했다.

이어 주식 투자와 관련한 책자를 무료로 보내주고, 투자 성공 사례를 보여주며 현혹했다.

범행 과정에서 이들은 투자 전문 교수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투자 권유를 했는데, 투자자들을 완전히 속이기 위해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인물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도록 허위의 인터넷 기사가 담긴 웹페이지를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아울러 해외 유명 증권회사와 이름이 동일한 가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도록 한 뒤 이를 통해 공모주 청약금 등 투자금을 이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11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투자금을 송금받아 다른 계좌로 2차, 3차 이체한 뒤 현금으로 인출하고, 이를 다시 백화점 상품권으로 구매했다가 재 현금화하는 등 여러 차례 자금세탁 과정을 거쳤다.

이 사건 피해자는 대부분 40대 이상으로,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대에 이르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아직 검거하지 못한 해외총책 등 또 다른 사건 가담자를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리딩방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경각심을 갖고 의심해야 한다"며 "민생 경제를 위협하는 악성 사기 근절을 위해 강력한 집중 단속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유사투자자문 업체인지 여부는 금융소비자보호포털 '파인'(https://fine.fss.or.kr)의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