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하고 일찍 도착하라 [실패하지 않는 직장생활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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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30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직장인에서 교수로 신분이 바뀌고 경영학원론, 조직행동론 등의 이론을 가르치면서 직장생활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전달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첫 인상과 평판 좋아져
차상위 또는 부서장 자주 볼 수 있는 기회도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다양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역시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는 것입니다. 3, 4학년이 되면 보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분야와 회사에 대해 파악하고 취업 준비에 박차를 가합니다.30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하면 좋은 일,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성공과 실패담이 직장생활을 준비하는 대학생, 그리고 이제 막 입사한 사회 초년생 및 주니어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씩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 중 첫 조언은 '일찍 출근해라. 일찍 도착하라'는 겁니다.
대학교에서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필요한 자격증도 취득하고 필요한 스펙들을 쌓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어렵게 취업을 해서 몇 주, 몇 달간의 업무 연수를 받고 현장에 배치됩니다. 필자도 연수원에서 직원 연수업무를 5년간 했습니다. 상당한 기간동안 업무연수를 실시하고 현업에 보내도 당장 선배, 동료직원만큼 일을 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은행의 경우 단순한 입출금부터 예적금 가입과 해지업무 등이 처음에는 쉽지 않습니다. 금융관련 다양한 자격증이 있어도 처음 돈을 만지고 지급하면서 숫자가 1원이라도 틀리면 안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몇 개월 동안은 해당 지점과 부서의 선배 직원을 멘토로 업무와 직장생활 기본을 교육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업무도 잘 모르고, 직장생활도 잘 모르는 신입사원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일찍 도착하는 것, 일찍 출근하는 것입니다. 요즘의 신세대, MZ세대는 "왜 일찍 출근해야 하나"하는 의문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직장생활에서 첫 인상 그리고 좋은 직원으로 인식되는 것은 중요합니다. 많은 것들이 전산화되고,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최종 평가는 사람이 합니다. 따라서 직장 동료들의 평가, 특히 상사의 평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선배들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에게 제대로 된 일을 시키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적어도 몇개월은 지나야 겨우 반 사람 몫 정도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때문에 신입사원은 선배와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사회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첫 인상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분 이내에 상대방의 성격, 능력, 평판을 파악하게 됩니다. 나중에 이 첫 인상을 바꾸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존 메디나는 책 '직장으로 간 뇌과학자'에서 10가지 두뇌 법칙중 하나로 '상대를 사로잡는 것은 최초의 10분에 좌우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인간은 선사 수렵시대부터 생존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가는 사냥터나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우호적인 사람인지, 위협적인 사람인지 빨리 판단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만남 10분 내에 그 사람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파악하고 평가해 버립니다. 이후에 시간을 두고 얻게 되는 정보는 과소평가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났을때 10분, 1주일, 한 달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됩니다.
입사하면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해야겠다"라는 다짐을 지킨 한 선배는 임원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물론 일찍 출퇴근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일들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성공했겠지요. 그러나 더 일찍, 더 늦게 회사에 머무르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그를 남과 차별화된 사람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퇴근시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야근을 하면 추가수당을 지급해야 하고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져 최근에는 아예 시스템적으로 야근을 금지하는 회사도 많습니다.
출근을 빨리 하면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첫째, 한 시간 정도 빨리 출근한다면 러쉬아워를 피해 편안하게 출근할 수 있습니다. 자차로 출근한다면 30% 이상 시간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직장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어 만날 수 없는 차상위, 또는 부서의 장들은 일반직원보다 일찍 출근하는데, 이들에게 성실하고 근면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셋째, 먼저 출근하면 나만의 시간을 따로 가질 수 있고, 업무준비도 충실히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긍정적인 기대가 생기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동기들보다 열심히 하면 실제로 좋은 평가를 받게되는 선순환이 형성됩니다. 즉 의도하든 하지 않든 출발선이 남보다 더 앞에서 만들어집니다.
신입사원 시기를 지나 회사일이 꽤 익숙해진 직장인들도 출근 시간을 1시간 정도 당겨 보세요. 아침에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직장 근처 헬스장에 등록해 운동과 샤워를 하고 출근하면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어학학원이 있다면 새벽반에 등록해 꾸준히 다녀볼 수 있죠.
필자는 비즈니스 또는 개인적인 미팅을 할 때, 약속시간보다 1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가는 편입니다.
교통 혼잡이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미팅인 경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무엇을 강조할지 등을 차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적인 만남의 경우 상대방의 어떤 점을 칭찬할지, 부탁할 것이 있으면 내가 먼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일찍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그 만남을 내 것으로 만들 확률이 높아집니다.
단순히 일찍 출근하고 도착하는 것만으로 하루의 시작을 충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입사원들은 1시간 빨리 출근하는 것을 권합니다. 사회생활의 첫 시작을 좋은 평판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존 직장인들은 출근시간을 당기기만 해도 직장생활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한경닷컴 The Life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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