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개혁신당 '수도권 단일화론', 설왕설래 끝에 D-데이 넘기나

與 "긍정적 논의되는 것 없어"…개혁신당 "단일화? 웃기는 소리"
4·10 총선의 몇몇 수도권 지역구를 대상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후보 단일화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보수성향 지지층을 일부 공유하는 두 정당이 수도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 독식'을 견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사전투표용지 기표란에 '사퇴'를 표기할 수 있는 '데드라인'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개혁신당과 단일화 관련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이제 본투표 용지가 인쇄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투표 용지는 지난 1일부터 인쇄가 진행 중이다.단일화를 통해 한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두 후보가 모두 인쇄된 채 투표소에만 사퇴 사실이 게시된다.

사전투표 용지의 경우 사전투표 개시일(5일) 하루 전인 4일 오후 6시까지 후보가 사퇴해야 투표용지에 반영될 수 있다.

개혁신당 측도 단일화 논의에 진전된 상황은 없다는 입장이다.후보 단일화는 국민의힘이 수도권 격전지에서 민주당에 밀리는 흐름이 나타나자 개혁신당에 먼저 논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지역으로 경기 화성을(국민의힘 한정민·개혁신당 이준석), 서울 영등포갑(국민의힘 김영주·개혁신당 허은아) 등의 지역구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당 모두 단일화 효과를 회의적으로 보면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단일화 시너지는커녕 현재 각 후보의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합한 만큼의 득표율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개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삼은 상황에서 지역구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여당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둔 후보가 나오더라도, 정당투표 득표율이 하락하면 비례대표 의석수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와의 합당 과정에서 겪은 지지층·당원 반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쪽에서 구질구질하게 단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며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여권에서 또 다른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부산 수영 역시 실제 단일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신인 무소속 장예찬 후보는 앞서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았지만, 과거 발언 논란이 일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국민의힘은 정연욱 후보를 공천했고, 장 후보와 민주당 후보(유동철)까지 3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범여권의 패색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장 후보는 "보수 승리를 위해 단일화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정 후보는 "무자격자의 보수팔이를 넘어 수영구민을 파는 행위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