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강한 美경제' 고심…서비스 경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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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벗 신중론' 재차 강조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다. 강한 미국 경제로 인해 통화 긴축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활황세인 미국 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 경기는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Fed 통화 정책 향방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플레 둔화 확인 더 필요해"
서비스 PMI는 전망치 밑돌아
美 오피스 공실률 역대 최대
실업수당 청구건수 2달來 최고
시장은 6월 금리인하에 무게
○“강한 경제가 통화 긴축 상쇄”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이 주최한 포럼 강연에서 “강한 경제와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리를 결정할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가능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오르고 이민 유입 속도가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 이상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가 300만 개 넘게 창출되는 등 경제 활동과 고용 성장이 견고해 긴축 정책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이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올해 4분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름 인하’를 언급한 것에 비해 인하 시기를 늦춘 전망이다.
○제조업 활황, 서비스업은 둔화 조짐
파월 의장 등의 금리 인하 신중론에도 시장은 오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6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61.5%를 나타냈다. 전날 56.1%로 떨어졌다가 이날 다시 60%를 넘어섰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연 4.42%로 올라갔다가 연 4.35%로 하락했다.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추정치를 밑돈 영향으로 파악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올해 3월 서비스업 PMI가 5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서비스업 분야 구매관리자 활동 상황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50을 넘으면 업황이 확장되고 있고, 넘지 않으면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서비스업 PMI는 50을 넘어 15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월가 추정(52.8)보다 약해졌다.기업들의 잇따른 감원으로 고용 둔화 조짐도 감지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4~3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1000건으로, 지난 1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21만4000건)도 웃돌았다. 고용 시장이 냉각될수록 물가 상승 압력은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1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ISM이 지난 1일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는 50.3으로 집계돼 시장 추정치 48.1을 웃돌았다. 전월 47.8보다 높았다. 채권운용사 핌코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규모가 큰 다수의 선진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변수
중동 불안 고조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인 것도 주요 변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 대비 0.28달러(0.28%) 상승한 배럴당 85.43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0.58달러(0.65%) 오른 89.50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장중 89.96달러로 치솟으며 9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두 원유 선물 모두 지난달 27일 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 선물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날보다 33.2달러(1.5%) 오른 트로이온스당 231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등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