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전협 '동상이몽'…전공의 입장 존중한대도 "의료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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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전공의 대표 만남 후에 대통령실 "전공의 입장 존중" 밝혀
'의료 공백' 해소 기대감 커졌으나 대전협 비대위원장 "한국의료 미래 없다"
곳곳에서 진료 축소 움직임…환자·남은 의료진 고통 이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면담으로 커졌던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난로 위 눈송이처럼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윤 대통령이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논의할 때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박단 위원장은 이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2시간 넘게 마주 앉았으나 '동상이몽'으로 끝난 셈이다. ◇ 대전협, 긴 침묵 깨고 대화 자리 나왔지만 면담 후 정부 비판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40분간 면담했다. 면담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대변인실을 통해 대화를 제안하고, 이날 박 위원장이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뤄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과의 면담 직전 만남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면담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뒤 침묵으로 일관하던 전공의 단체가 직접 정부와의 대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전공의들은 2월 20일부터 집단 사직에 들어간 이후 인터뷰 등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면서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어렵게 성사된 대화의 자리지만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날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면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의료계와 논의할 때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 정부 "전공의 입장 존중"vs전공의 "대한민국 의료 미래 없다"…동상이몽
면담 직후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할 때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면서 기존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달 1일 대국민 담화에서 "증원 규모를 2천 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했는데, 이날 면담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증원 과정에서 전공의의 의견을 듣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고,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 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짧은 글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는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 등을 묻는 연합뉴스의 문자 질의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답했으며.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전협은 이날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과 면담 전부터 소속 전공의들에게 "성과가 없으면 대화 후 다시 누우면 끝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전협은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 만남 후에 정부에서 유리하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됐다고 언론 플레이를 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지난 7주 내내 얘기했듯이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저희 쪽에선 '대화에는 응했지만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한 뒤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다.
오늘 당장 변하는 건 없다"고 밝했다. ◇ 대전협 다시 '강경모드'로 들어가나…의료 공백 해소 더 어려워질 듯
대통령과 대전협이 서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면담을 끝내면서 앞으로 의정(醫政)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협은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등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투쟁으로 맞서 결국 정부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이번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도 집단 사직을 통해 100개 주요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1만1천994명(3월 8일 오전 11시 기준)이 이탈했다.
10명 중 9명가량이 가운을 벗어 던진 셈이다.
전공의들은 박 위원장이 "미래가 없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 의료 현장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정 차원에서 전공의 대상 '유연한 처분'을 논의하던 정부 역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수 있다.
정부는 애초 이번 '의료 공백' 국면에서 "국민을 이기는 의사는 없다"며 초반부터 업무개시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을 압박해왔다.
이미 유연한 처분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면허 정지 사전 통지서 발송 대상자들이 수천 명 단위로 쌓이는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2차, 3차 통지서를 발송한 뒤 마지막까지 전공의들이 통지서를 받지 않으면 공시송달을 통해 면허를 정지할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과 현장에 남아있는 의료진의 신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공의들의 이탈 이후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은 격무 끝에 진료 축소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형병원의 수술과 진료, 입원은 상당부분 축소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공백' 해소 기대감 커졌으나 대전협 비대위원장 "한국의료 미래 없다"
곳곳에서 진료 축소 움직임…환자·남은 의료진 고통 이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면담으로 커졌던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난로 위 눈송이처럼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윤 대통령이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을 논의할 때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박단 위원장은 이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2시간 넘게 마주 앉았으나 '동상이몽'으로 끝난 셈이다. ◇ 대전협, 긴 침묵 깨고 대화 자리 나왔지만 면담 후 정부 비판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40분간 면담했다. 면담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대변인실을 통해 대화를 제안하고, 이날 박 위원장이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뤄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과의 면담 직전 만남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면담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뒤 침묵으로 일관하던 전공의 단체가 직접 정부와의 대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전공의들은 2월 20일부터 집단 사직에 들어간 이후 인터뷰 등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면서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어렵게 성사된 대화의 자리지만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날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면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의료계와 논의할 때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 정부 "전공의 입장 존중"vs전공의 "대한민국 의료 미래 없다"…동상이몽
면담 직후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할 때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면서 기존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달 1일 대국민 담화에서 "증원 규모를 2천 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했는데, 이날 면담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증원 과정에서 전공의의 의견을 듣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고,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 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짧은 글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는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 등을 묻는 연합뉴스의 문자 질의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답했으며.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전협은 이날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과 면담 전부터 소속 전공의들에게 "성과가 없으면 대화 후 다시 누우면 끝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전협은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 만남 후에 정부에서 유리하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됐다고 언론 플레이를 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지난 7주 내내 얘기했듯이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저희 쪽에선 '대화에는 응했지만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한 뒤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다.
오늘 당장 변하는 건 없다"고 밝했다. ◇ 대전협 다시 '강경모드'로 들어가나…의료 공백 해소 더 어려워질 듯
대통령과 대전협이 서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면담을 끝내면서 앞으로 의정(醫政)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협은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등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투쟁으로 맞서 결국 정부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이번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도 집단 사직을 통해 100개 주요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1만1천994명(3월 8일 오전 11시 기준)이 이탈했다.
10명 중 9명가량이 가운을 벗어 던진 셈이다.
전공의들은 박 위원장이 "미래가 없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 의료 현장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정 차원에서 전공의 대상 '유연한 처분'을 논의하던 정부 역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수 있다.
정부는 애초 이번 '의료 공백' 국면에서 "국민을 이기는 의사는 없다"며 초반부터 업무개시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을 압박해왔다.
이미 유연한 처분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면허 정지 사전 통지서 발송 대상자들이 수천 명 단위로 쌓이는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2차, 3차 통지서를 발송한 뒤 마지막까지 전공의들이 통지서를 받지 않으면 공시송달을 통해 면허를 정지할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과 현장에 남아있는 의료진의 신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공의들의 이탈 이후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은 격무 끝에 진료 축소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형병원의 수술과 진료, 입원은 상당부분 축소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