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수상한데'…절도범 붙잡은 중년 여성의 눈썰미

절도범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그가 탄 택시 번호판을 외워 112에 신고한 40대 여성의 눈썰미가 피의자 검거를 도왔다.

4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40대 여성 A씨는 가족과 함께 길을 가다가 한 여성이 다급히 소리치며 남성을 쫓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가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으니 이 여성은 "휴대전화 중고거래를 나왔는데 상대방이 물품을 확인하는 척하다가 그대로 도망갔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피해자와 같이 기다려줬고 출동 경찰관에게 용의자 인상착의 등을 전달한 뒤 자리를 떠났다.

30분 후 귀가하던 A씨는 20대 남성 B씨가 날씨에 맞지 않게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채로 건물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수상함을 느꼈다. A씨는 당초 자신이 목격한 절도 용의자와 옷차림은 달랐지만, 체격이나 인상이 비슷한 걸 보고 B씨가 범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A씨는 B씨를 조용히 뒤따라간 뒤 그가 택시를 타자 곧바로 112에 신고해 택시 번호와 도주 방향을 설명했다.

경찰은 차적 조회 등을 통해 택시 기사와 연락한 뒤 B씨를 설득해 인근 지구대로 오도록 유도했고 절도 혐의로 B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날 신속한 판단으로 절도범 검거에 기여한 A씨에게 감사장과 함께 소정의 포상금을 수여했다.

A씨는 "평소 중고 거래를 많이 하는 편인데 만약 내 일이었다면 잠도 못 자고 걱정했을 것"이라며 "피해자의 심정을 생각하니 꼭 잡았으면 좋을 것 같아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을 보고 자기 일처럼 생각했다"며 "날카로운 눈썰미로 피의자 검거에 기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