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오늘은 선거 날' 詩 소개하며 사전투표 독려 "떨고 있다"

허성무 창원성산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공원에서 한 취재진으로부터 '지금 한국 정치의 온도는 몇 도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들으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연이어 '낙동강벨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시를 소개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인의 시 '오늘은 선거 날'을 공유했다.총 11연으로 구성된 이 시는 '오늘은 선거 날, 투표소에 간다'는 표현으로 시작된다. '국가 권력의 칼을, 내 삶의 결정권을 / 그 손에 쥐여주는 것은 떨리는 일이다', '이 나라는 떨고 있다 / 민주주의는 떨고 있다 / 삶의 자유는 떨고 있다', '이게 뭐라고 / 실망하고 또 실망할 걸 알면서도 / 난 지금 떨고 있다 / 미래는 떨고 있다 / 희망은 떨고 있다 / 우리는 떨고 있다' 등 표현이 담겨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말한 데 이어 재차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며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평산책방'을 운영 중인 문 전 대통령은 최근뿐 아니라 재임 시절에도 박 시인의 글을 인용해왔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박 시인의 '그 겨울의 시'를 인용해 성탄절 메시지를 대신하는가 하면, 지난 3월에도 박 시인의 수필 '눈물꽃 소년'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의 최근 지원 유세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는 그의 지원 유세가 민주당 투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단히 한국적인 이상 현상"이라며 "미국 같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대놓고 트럼프 비난도 하고 바이든 지원도 하고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도 그런 걸 의식해서 그동안 많이 참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아서는 안 되겠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 정도는 해도 되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