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교수 70% 이상 주 52시간 이상 근무…환자 못 떠나"

동아대 의대 교수협 설문조사…주 100시간 이상 근무도 7%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 이상이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주 52시간만 근무하며 외래·수술 등을 줄인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동아대병원 소속 전임교수 150여명을 상대로 지난 한 달간의 근무 시간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학내 구성원에게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1명 가운데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교수는 76.1%에 달했다. 52시간 이상 60시간 미만이 22.6%로 가장 많았으며, 80시간 이상 100시간 미만이 19.7%로 뒤를 이었다.

60시간 이상 72시간 미만, 72시간 이상 80시간 미만 근무했다는 응답자는 각 13.4%를 기록했으며 100시간 이상 근무한 응답자는 7%에 달했다.

교수협의회는 "고용노동부에서 대학병원 의료진의 근로 환경에 대해 조사해야 하는 필요성이 이번 설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며 "과로에 내몰리고 있는 교수들의 장시간 근무, 36시간 연속 근무 등 위반 사항에 대한 근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난 이후에도 제대로 된 휴식은 보장되지 않았다.

24시간 근무를 한 다음 날 12시간 휴식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연속 근무를 한 교수의 73.3%가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수협의회는 "응답자의 90%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며 "심지어 62.5%는 한계에 도달하는 기간을 4주 이내로 봤다"고 말했다. 이번 의료 사태 기간 자신의 정신적 상태를 1점(지극히 안정)부터 7점(매우 불안정)으로 나타내는 조사에는 5점 이상이 52.1%를 기록했다.

신체적 상태에 대해서도 1점(매우 좋다)부터 7점(매우 좋지 않다)까지 점수를 매긴 결과 5점 이상이 66.1%이었다.
교수협의회는 "한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육아를 하며 주 2회 당직과 외래를 맡는 것은 정신적으로 굉장한 고통'이라며 토로해왔다"며 "교수의 피로도 증가에 따라 환자의 안전이 우려되므로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