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공시 의무화 하라고?…소송 쏟아지자 美당국 "일단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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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 기업의 기후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는 새 규제를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규제와 관련된 각종 소송이 이어지자 당국이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제도의 합법성에 대한 법정 다툼을 진행하는 동안 새로운 ‘기업 기후 공시 의무화 규칙’의 시행을 일시 중단할 것”이 라며 “여전히 이 규칙이 합법적이고 명령할 수 있는 권한 내에 있다고 믿지만, 법적 도전으로부터 규칙의 장점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SEC는 다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규제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규칙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SEC는 지난달 6일 상장 기업의 기후 변화 정보 공개 규정인 ‘기업 기후 공시 의무화 규칙’을 승인했다. 각종 이해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공화당 등 반대론자들은 “기후 공시 의무화가 SEC의 권한을 넘어선다”고 반대했다. 급기야 미국 상공회의소는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환경단체는 오히려 SEC가 최종 버전에서 일부 규제를 삭제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SEC는 2010년에 공시 지침을 처음 마련했지만, 그동안 강제성은 없었다. 이후 업계 의견 수렴을 마치고 지난달 의무화 규칙을 최종 승인했다. 새 규정에 따라 미국 상장사들은 2026년 회계연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또한 홍수·산불 등 기업 수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후 관련 위험도 분석해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