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주, 연초엔 80% 넘게 급등했는데…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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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1호 공약 '저출생 대응'저출생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치권은 줄줄이 최우선 공약으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앞세웠다. 연초 급등했다가 조정을 맞은 관련주들이 오는 10일 총선 직후 수혜를 맞을지 주목된다.
연초 급등했지만, 최근 지지부진
총선 직후 힘 받을지 증권가 의견 갈려
증권가에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저출생 대응이 여야 공약에 모두 포함된 만큼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관련주들이 선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저출생은 총선 단골 공약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행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 한 상승폭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아복 브랜드인 아가방컴퍼니는 연초 이후 전일까지 22.22% 상승했다. 지난 1월 18일 한때 주가 상승률 83.4%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로 줄곧 조정을 받아왔다. 꿈비도 연초 1만3430원까지 치솟았지만 점점 밀려 직전 거래일인 5일에는 8260원에 마감했다. 제로투세븐도 새해 들어 34.43%까지 뛰었지만 이내 상승분을 전부 반납했다. 현 주가는 오히려 13.6% 밀린 상태다.
올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의 핵심 과제 저출생 문제 해결을 강조한 가운데 양당이 경쟁적으로 저출생 해법을 내놓자 관련주들이 1월 중 동반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반등하지 못하고 꾸준히 내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총선 정당 정책을 살펴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10대 공약 중에서 △일·가족 모두 행복 △촘촘한 돌봄·양육환경 구축을 각각 1번과 2번 공약으로 선정했다.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저출생 정책을 총괄할 '부총리급 인구부'를 신설하고, 저출생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를 새로 만드는 내용이 들어갔다. 아빠 휴가 1개월 유급 의무화, 육아기 유연근무 문화 정착 등도 담겼다. 아울러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현행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도 주요 공약으로 저출생을 꼽았다. 당은 10대 공약 중 '저출생 극복'을 두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정책 수립과 집행을 위한 '인구위기대응부'(가칭)을 새로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약에는 18세까지 달마다 2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신혼부부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 대출을 약속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에 한해서는 출산휴가 급여와 육아휴직 급여에 이른바 '워라밸 프리미엄 급여' 5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나란히 '1호 카드'로 저출생을 꼽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합계 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출생 문제는 초고령화와 맞물려 국가 존폐를 가르는 문제로 떠올랐다.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22대 국회에 기대하는 '3대 정책' 분야 중 하나로 저출생이 뽑혔다. 응답자들은 새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분야로 '민생'(33.6%)을 골랐고 그 다음 과제로 '저출생 문제 해결'(22.7%)를 택했다.일단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현재 이들 관련주의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총선 직후 주가가 반등세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증권가 의견이 나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저출생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총선 이벤트는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실현할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여야 모두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최우선 공약인 만큼 저출생 관련주들의 주가는 선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출생으로 영유아 대상의 시장인 '엔젤산업'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엔젤산업 관련주보다는 로봇주(유연근무제) 등 관련 정책으로부터 파생되는 테마주들에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