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숙청과 학살의 '독서광' 스탈린이 읽은 책들
입력
수정
지면A19
스탈린의 서재‘강철의 대원수’로 불린 옛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은 애독가였다. 하루에 300~500쪽을 읽는 독서광이었다. 생전 2만5000여 권의 책을 모았다.
제프리 로버츠 지음
김남섭 옮김 / 너머북스
554쪽|3만1000원
소련 역사 전문가이자 스탈린 전문가인 제프리 로버츠 아일랜드 코크대 역사학 명예교수는 <스탈린의 서재>에서 “스탈린이 수십 년간 야만적인 통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그 자신이 깊이 간직한 신념에 대한 정서적 애착의 힘 덕분”이라고 했다.저자는 전작 <스탈린의 전쟁>에서 소련의 역사와 정치, 전쟁을 통해 스탈린의 잔혹성을 탐구하면서 동시에 위대한 군사 지도자이자 전후 소련의 개혁 과정을 주도한 뛰어난 정치인의 모습을 그렸다. 이번엔 대량 학살을 일삼은 독재자의 얼굴 뒤에 숨겨진 ‘감수성이 예민한 지식인’으로서 스탈린의 면모를 담았다.
저자는 “1920년대 초부터 스탈린은 줄곧 읽고, 쓰고, 편집하고, 텍스트에 표시하는 삶을 살아왔다”며 “한 명의 독자로서 그가 펼친 활동을 탐구하면 그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책은 스탈린 개인의 전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감정과 생각이 어떤 사건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하며 소련사까지 폭넓게 다뤘다. 저자는 “대숙청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키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라며 “1930년대 중반에 이뤄진 대규모 탄압은 계급의 적과의 투쟁에 대한 이념적 차원의 신념뿐만 아니라 그의 정서에 의해 추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