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 미국은 미사일 공격으로 중국 함정을 침몰시킨다. 몇 분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는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뉴욕과 워싱턴에도 이어진다. 미국 전역에선 전기 트럭이 다른 차량과 충돌한다.’ 억지스러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미국 정부의 기후정책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쉽게 만든다.
Allysia Finley WSJ 칼럼니스트
지난해 11월 한 학술연구에서는 원격 공격자가 전기차 충전기를 탈취한 뒤 전기 주파수를 왜곡해 뉴욕 맨해튼에 정전을 일으키는 사례를 모델링했다. 이 연구 저자들은 “이 같은 공격은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며 2030년께 실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50만 개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미국의 적들이 전력망을 무너뜨리는 무기로 사용 가능한 잠재적인 로봇 50만 대에 해당한다.
美 안보 위협하는 전기차
2022년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분산형 재생 발전기는 소프트웨어 기반이기 때문에 화석 연료 및 원자력 발전소보다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부는 “더 많은 태양광이 설치되고, 인버터가 발전하면서 이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 공격자가 태양광 인버터 소프트웨어에 악성 코드를 삽입한 뒤 전력 시스템에 악성 코드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안보상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통신 장비업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은 전 세계 태양광 인버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신차에는 내비게이션, 연비 및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첨단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있다. 전기차는 충전 시 전력망에 연결되고,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의해 제어된다.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조립 라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보다 더 발전했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려고 할 때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 것처럼 보이면 깜빡이는 불빛이나 경고음을 울린다. 이 시스템은 민감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센서, 안면 인식 및 마이크 등에 의존한다. 차량은 오디오와 비디오를 녹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운전자 신원, 재정 및 연락처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AP통신은 2018년 중국 정부가 테슬라를 비롯해 자국 내 전기차 업체에 운전자에 대한 데이터 공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친환경 기술 악용하는 중국
미 상무부는 전력망 및 기타 중요 인프라에 연결되거나 제조한 차량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를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커넥티드 차량은 미국 시민과 인프라에 대한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해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억달러를 들여 전기차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이제는 미국에서도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로 눈을 돌리고 있다. BYD는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전기트럭 판매량 1위, 대중교통·항만 및 공항버스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미 의회 조사에 따르면 항구 내 중국산 크레인에서 의심스러운 모뎀이 발견됐다. 중국산 전기트럭도 이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How Green Energy Makes Us Vulnerable to Cyberattack’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