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세 둔화…기아, 하이브리드카 두배로 늘린다

친환경車 중장기 전략 발표
2030년 年88만대 판매 목표
6년內 전기차 포함 430만대 계획

中 견제 위해 동남아 등 공격영업
PBV로 신흥국 시장 적극 공략
기아가 2030년 목표 판매대수(430만 대)의 58%(248만 대)를 친환경차로 채우기로 했다. 1년 전 밝힌 계획보다 10만 대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 판매 목표(160만 대)는 그대로 두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을 78만 대에서 88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전기차는 대중화 모델에 집중

기아는 5일 송호성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참석한 가운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는 지난해 23만 대였던 전기차 판매대수를 2030년 160만 대로 7배가량 끌어올리기로 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카는 41만 대에서 88만2000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로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 친환경 차량 판매 목표(248만 대)의 36%에 해당한다. 당초 예상보다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6월 공개한 ‘2030년 전기차 200만 대 판매’에 더해 기아도 하이브리드카 판매를 늘리기로 하면서 두 회사의 2030년 친환경차 합산 판매대수는 56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만 지난해 세계 6위에 랭크된 스텔란티스의 차량 판매량(617만 대)에 근접해진다는 얘기다.기아는 이를 위해 현재 6개인 하이브리드카 차종을 2026년 8개, 2028년 9개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셀토스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을 밝혔는데, 이번에 두 차종을 추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소형(셀토스) 외에 다른 차급에도 하이브리드를 추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2030년 전기차 160만 대를 포함한 430만 대를 판매한다는 기존 목표는 바꾸지 않았다. 지향점은 여전히 전기차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전기차 판매량 목표는 △2024년 30만 대 △2027년 114만 대 △2030년 160만 대 등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올 상반기 내놓는 EV3를 시작으로 EV2, EV4, EV5 등 6개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소형 전기차인 EV2 출시 계획은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기아는 이를 위해 2028년까지 38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기존 5개년(2023∼2027년) 계획보다 5조원 늘어난 수치다.

○PBV·중국 공장으로 中 완성차 대응

기아는 중국 장쑤성 옌청공장에서 신흥시장용 차량을 생산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중국 공장의 원가 경쟁력을 활용해 중국 업체들이 세를 불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시장에 먹힐 만한 차량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8만 대에 그친 신흥시장 판매량을 2027년 25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대상 국가를 현재 41개국에서 2026년 74개국으로 확대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적용 차종도 5종에서 18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PBV 강화 전략도 밝혔다. PBV란 평평한 플랫폼 위에 각각의 용도에 맞는 구조물을 올려 쉽게 변형할 수 있도록 한 전기차를 말한다. 2025년 중형 PBV(PV5)를, 2027년 대형 PBV(PV7)를 출시한다.이를 통해 2030년 총 25만 대(PV5 15만 대, PV7 10만 대)의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후/빈난새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