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 여야, 선거 막판 수도권서 끝장 본다

'수도권에 접전지 최다' 공통된 분석…부동층 흡수 안간힘
與, 김준혁 막말 등 고리로 '거야 심판론'…野, 민생고 등 '정권 심판론'
정국 분수령이 될 4·10 총선이 사흘 남은 가운데 여야 모두 선거운동 막바지 수도권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서울 48석과 경기 60석, 인천 14석 등 지역구 의석 254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밀리면 선거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에서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지는 곳이 많다는 게 양당의 공통된 시각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자체 분석 결과 수도권 박빙 지역을 26곳으로 봤다.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수도권 시도당이 파악한 결과, 경합 지역이 40곳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충청권을 방문한 뒤 8∼9일은 수도권 접전지를 순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부산·울산·경남·대구를 방문한 데 이은 '경부선 상행선' 유세다.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접전지가 다수 분포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층을 흡수하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민주당이 주장해 온 '정권 심판론'에 맞서 내건 '거야(巨野) 심판론'을 계속 밀고 갈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의 '막말 논란'과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불법 대출 논란'을 고리로 '막말·사기꾼 범죄자' 비호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은 잘못된 공천에 대한 지적에 반응하지 않는 정당이라는 점을 계속 부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기존 흐름을 바꿀 결정적 변수가 많지 않지만, 도덕성을 중요시하는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수도권을 훑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남은 기간도 모두 수도권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영남을 비롯한 지방의 접전지는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커버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 후보들을 지원한다.

선거일까지 주된 메시지는 역시나 '정권 심판론'이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파 875원'으로 상징되는, 민생에 대한 현 정권의 몰이해가 이번 선거의 '메가 이슈'"라며 "민생 실정의 책임을 묻는 메시지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정부를 '의붓아버지'나 '계모'에 빗대며 자극적으로 비판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순화된 표현으로 당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이 최근 보수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듯 김 후보와 양 후보를 향해 '쓰레기'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게 역효과를 낸다고 보고, 상대적으로 담백하게 메시지의 톤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다.
양당이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층 잡기 전략에 나선 것은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 투표율이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신뢰도를 이유로 사전투표에 소극적이었던 보수 진영도 적극적으로 투표한 만큼 부동층 흡수를 관건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전투표에 부정적이던 영남에서도 '사전투표 하면 안 된다'는 소리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이 '정권심판론'임을 확인했다고 보고 중도층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며 "사전투표를 못 한 분들은 본 투표일에 꼭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했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구 후보를 공천한 개혁신당도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화력을 수도권에 쏟아붓는다.

지지 기반인 젊은 세대의 투표를 독려하고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낼 방침이다.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 아래 남은 기간 부산·경남 등과 수도권을 돌며 '정권심판론'으로 막판까지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