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총리 "향후 5년 대전환, 국회가 핵심…협치 강화하겠다"

연합뉴스 인터뷰…"법률개정, 예산투입 없이 어려운 과제 많아…초당적 협력 필요"
"대통령과 전공의 대화 물꼬에 의미…열린 마음으로 유연한 대화 계속"
"사과 재해예방 시스템 작동…수출개선 통해 美·日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
한덕수 국무총리는 4·10 총선 이후 꾸려질 22대 국회에 대해 "우리나라가 대전환해 전 세계 6∼7위 국가로 들어가는 데 앞으로 5년은 정말 중요하고, 핵심 역할을 국회가 꼭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시행령 개정이나 규칙 제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지만, 법률을 고치지 않고 또 예산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을 하는 것 못지않게 행정부부터 적극적으로 의회와 의원들을 설득해 이러한 협치 기능을 더 강화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총리와의 일문일답. -- 행정부의 총리로서 향후 꾸려질 22대 국회에 대한 바람과 당부가 있다면.
▲ 향후 5년이 한국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소위 산업화·민주화를 잘 거쳐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앞으로 5년 동안 국제 사회에서의 불확실성은 대단히 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중 전략 경쟁, 세계 경제 불안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 남중국해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제대로 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우리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가고, 잠재적 성장을 높여나가고, 국민들의 다양한 탤런트(능력)를 제대로 키워나간다면, 5년 이내에 우리나라가 세계 순위 6∼7위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차기 국회는 정말 협력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외교·안보 문제에는 국민과 국익을 보고 초당적 협력 체제가 필요하다.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는 데에 국회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4번 진행한 민생 토론회에서 정부가 시행령 개정이나 규칙 제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법률을 고치지 않고 또 예산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과제들이 많았다.

특히 법률은 81개가 이미 제출됐거나 추가 제출됐다.

미국은 1929년∼1933년 세계 대공황에 직면했을 때 의회가 행정부와 협조해 100일 정도의 회기를 휴회 없이 계속 끌어가면서 미국의 기반을 닦았다.

우리나라가 대전환해 6∼7위 국가로 들어가는 데 앞으로 5년은 정말 중요하고, 핵심적 역할을 국회가 꼭 해줘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여야 간 협치를 정말 잘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정책 만드는 것 못지않게 행정부부터 적극적으로 의회를 설득하고 의원들을 설득해 협치 기능을 더 강화해나가도록 하겠다.
--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단체 대표와의 면담 이후 상황은.
▲ 우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공의를 대표하는 분이기 때문에 적절한 당사자가 최고 정책을 만드는 대통령과 만나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것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로서는 계속 열린 마음으로 유연하게 대화해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각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대화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 의료 개혁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 시점은.
▲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해야 할 의료 개혁 과제들이 굉장히 많다.

최대한 빨리 구성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당초에는 한 4월 초쯤에 하면 어떠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빨리빨리 추천이 안 된다든지 그런 여러 상황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그 전이라도 각 분야 관계되는 분들과는 계속 대화한다는 입장이다.

여러 당사자가 모이는 사회적 협의체가 돼야 하므로 의료계와 정부뿐 아니라 환자, 국민, 소비자, 전문가들이 다 같이 모여야 한다.

-- 의대 증원 2천명에 대한 정부의 현재 입장은.
▲ 대통령도 몇 번 반복했지만, 정부는 정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이슈에 대해 유연한 입장이다.

그리고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있다.

-- 의사 내부에서 통일된 안이 안 나오면 2천명으로 갈 가능성도 있나.

▲ 현재로서는 정부는 유연한 입장을 취한다는 게 분명하고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입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의료개혁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특위가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인력, 자원,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이를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의료 개혁 필요성을 지지하는 여론도 있지만,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로도도 커지고 있다.

현 정부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는 우려는.
▲ 국정 운영에도 물론 어려움이 생길 수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그런 분들에 대해서 정말 마음 아프고, 정부로서는 정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진다.

비상의료 체계가 작동하고 있고, 의료 공백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의료 개혁의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선 실제 응급 진료를 받으셔야 하는 분들이 받지를 못한다든지, 또는 지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료가 늦어진다든지 이럴 땐 국번 없이 129에 신고해주면 정부가 나서서 그런 문제를 해결해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거점 병원과 168개 지역협력병원도 지정하고 있다.

특히 암 진료 체계를 만드는 게 굉장히 시급해 암 진료 협력 병원을 47개소 지정했다.
-- 물가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은.
▲ 농축산물 납품단가 등을 1천500억원 지원해서 최근 사과 가격이 그 전에 비쌀 때보다 한 30% 정도는 떨어져 있다.

1천500억원 투입이 3월 18일부터인데, 아직 그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는 못하다.

이제 하나로마트 같은 데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데에 자체 할인을 추가해서 대파값 등을 대폭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러한 시스템은 아마 4월 24일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

대파가 아마 한 4월 중순부터는 본격 수입이 될 것 같다.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는 정책과 할당관세를 통해 들어오는 수입을 잘 맞춰가면서 국민들이 다시는 이렇게 높은 가격을 경험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생활을 편하게 해드리는 정책을 하고 있다.

다만 사과와 배는 검역 문제 때문에 당장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 7월부터는 사과가 나오리라 보기 때문에 이 사과에 대해 열매를 잘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날씨 재해예방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다.

근본적으로 7월 햇사과가 나올 때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올해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 성장 차원에서 보면 작년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 같다.

우리 반도체는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1.4% 실질 성장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한 2.3% 성장이 (전망되고) 일본의 (전망치인) 0.9% 성장과 미국의 2.1%보다는 높다.

작년에는 일본이 1.9%, 미국이 2.5%로 우리보다 높았지만, 올해는 우리의 수출 개선을 통해 일본, 미국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생각한다.

근원물가로 보면 우리 소비자물가는 3.1%지만, 근원물가는 2.4%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월에 근원물가가 각각 3.2%, 영국은 3.8%다.

근원물가가 소비자 물가보다도 안정화로 가고 있어서 금리를 조정하는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 한국은 11월 미국 대선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나.

▲ 올해 세계적으로 60개국 이상 나라에서 선거가 있다.

세계의 리더인 미국의 선거가 중요하다는 건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한미 관계는 어떠한 경우라도 더 강화돼야지, 약화할 수 없다. 양국과 동북아, 세계의 평화·안정을 유지하도록 한미관계가 짜일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