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무브에 요구불예금 급증…금리 연 3%중반 파킹통장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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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금확보 경쟁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암호화폐 등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빠져나간 돈도 요구불예금으로 흘러들고 있다.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수시입출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882억원으로 2월(614조2656억원)보다 33조원 넘게 증가했다. 1월(590조7120억원)과 비교해서는 60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은행에 묶어두는 돈인 예·적금 잔액은 한 달 새 14조7218억원 감소했다. 예·적금 이탈에 대응해 은행권도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이른바 ‘파킹통장’을 출시하면서 요구불예금 확보에 나섰다. 최근 파킹통장은 예·적금과 비슷한 연 3%대 중반 금리를 주는 상품도 적지 않다.SC제일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영업점에서 일복리저축예금에 3000만원 이상, 최대 20억원 한도로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일로부터 최장 60일 동안 매일 잔액에 대해 연 3.5% 특별금리 혜택을 준다. 수시입출식예금으로 매일 잔액에 따라 금리를 복리로 차등 지급한다. 예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파킹통장으로 불린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단기간에 많은 이자를 기대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특별판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시입출식 예금
매일 잔액에 따라
복리 금리 차등 지급
카뱅·토스 등도 가세
저축은은 고금리 매력
증권사 CMA도 눈길
하나은행은 직장인 급여통장인 ‘달달 하나 통장’을 출시했다.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임에도 200만원 한도까지 최고 연 3.0%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0.1%에 전월 급여 이체 실적이 있으면 연 1.9%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연말까지 가입한 선착순 30만 명에게는 가입 후 1년간 연 1% 특별 우대금리도 준다.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파킹통장’을 앞세워 요구불예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는 300만원까지 연 3% 이자를 주는 ‘생활통장’을 선보였다. 출시 5개월 만인 1월 초 가입 100만 계좌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최대 1억원까지 연 2%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세이프박스’를 내놨다. 파킹통장의 원조격인 토스뱅크는 2021년 출범 당시부터 금액과 관계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토스 뱅크’ 통장을 판매 중이다. 토스뱅크는 매일 자동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나눠모으기 통장’도 출시했다. 이 통장은 판매 1주일 만에 예치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저축은행 파킹통장은 금리가 더 높은 편이다.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은 최고 금리가 연 7%에 이른다. 다만 금액별 차등 금리를 적용해 50만원까지만 연 7% 금리가 적용된다. 50만원 초과부터 1억원까지는 연 3.3%, 1억원을 초과하면 연 1.0%로 금리가 낮아진다.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자유예금’도 기본금리로 연 3.50%를 제공한다. 잔액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 개인정보 수집 이용 동의, 애큐온멤버십플러스 가입 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까지 제공한다.
증시 주변 자금으로 불리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RP형)은 10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1년간 연 3.55%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우리종합금융 우리 원(WON) CMA 노트(종금형)도 1000만원까지 연 3.60%의 금리를 적용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