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돌파구 찾나…의료계, 총선 후 '합동 기자회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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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전공의 대화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놓겠다 예고하면서 의정 대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정부, 의료계도 "의미있다" 평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4일 성사된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간 만남에 대해 '의미있는 만남'이라는 공식 평가를 내놨다. 오는 10일 총선 이후에는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목소리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 안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과 함께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된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의협 비대위가 정부 방침에 대응하고자 힘을 합쳐 한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저희가 여러 목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이제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곳에 모여서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비대위 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회동에 대해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그동안 정부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한 것과 달리, 의료계 내부 평가는 엇갈렸다. 전공의들 내부에선 박 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 마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의협 비대위가 긍정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양측이 접점을 좁혀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이슈에 유연한 입장"이라며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의료계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련 절차를 중단하는 '행동'으로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지난 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과 전공의 대화 이외 정부에서 의사 단체와 추진 중인 자리가 있느냐'는 질의에 "있다"고 대답한 뒤 "상호 간에 공개하지 않도록 협의가 돼 있어 상세하기 말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접촉 노력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김 위원장 역시 '의협 비대위도 대통령과 만나느냐'는 질의에 "정부엔 복지부나 총리실도 있고, 여러 정당과의 만남도 저희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