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 원유 등 원자재 다 오르는 이유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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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 등 전문가들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
"중국의 수요 부진에도 미국과 인도가 건재"
미국 등의 증산 주춤, 꼬이는 원유 수급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우려로 국제 유가를 비롯해 금과 구리 등 원자재 시세가 급등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원유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담합이 지속되고 있고 카르텔 비회원국 미국과 멕시코 등의 생산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기는 활황이며, 대선까지는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고금리 속에서 경기가 주춤하지 않는 한 최근 시작된 원자재 랠리는 지속된다는 얘기다. 브렌트유는 지난 5일 배럴당 91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들어 18%까지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같은 기간 21%나 올랐다.
그는 이번에도 인도에 주목한다. 로저스 회장은 "인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고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다시 당선되고, 말한 대로 경제 개방을 추진한다면 인도는 중국의 성공 사례를 답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는 것보다 원자재 시장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가 원자재 시장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원자재 부문장 에산 코만(Ehsan Khoman) 역시 "Opec+가 여전히 공급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지지 않는 한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고용 증가율도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활황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진 않을 것으로 봤다. 코만 부문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Opec+ 국가들이 자국 원유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우려해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대선을 앞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은 역시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약점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는 유전을 노리고 옆 나라 가이아나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가 하면, 자국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중국의 수요 부진에도 미국과 인도가 건재"
미국 등의 증산 주춤, 꼬이는 원유 수급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우려로 국제 유가를 비롯해 금과 구리 등 원자재 시세가 급등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원유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담합이 지속되고 있고 카르텔 비회원국 미국과 멕시코 등의 생산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기는 활황이며, 대선까지는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고금리 속에서 경기가 주춤하지 않는 한 최근 시작된 원자재 랠리는 지속된다는 얘기다. 브렌트유는 지난 5일 배럴당 91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들어 18%까지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같은 기간 21%나 올랐다.
짐 로저스 "선거 때문에 원자재 상승"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금까지 대체로 그래왔듯이 원자재 가격 강세를 점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S&P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은 더 많은 석유를 발견하지 못했고 석유의 대체재가 나오고 있지만 대중화될 때까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까지 원유 가격이 강세를 보일 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강세를 예견하는 이유는 올해가 미국과 인도 한국 등 76개국에서 각종 선거가 치러지는 '글로벌 선거의 해'라는 것 때문이다. 러시아와 터키 등 이미 선거가 끝난 곳도 있고 곧 선거가 예정된 곳도 있다. 선거를 치르는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것이란 분석이다. 짐 로저스는 이따금 이해할 수 없는 얘기도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굵직한 사건을 올바로 예견해왔다. 1998년엔 로저스국제원자재지수(RICI)라는 지수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여러 권의 책도 저술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원자재 수요 증가를 예견해 투자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그는 이번에도 인도에 주목한다. 로저스 회장은 "인도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고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다시 당선되고, 말한 대로 경제 개방을 추진한다면 인도는 중국의 성공 사례를 답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는 것보다 원자재 시장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가 원자재 시장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 안 터져도 유가 90달러대 지속"
국제 유가의 경우 다른 전문가들도 짐 로저스와 같은 의견을 냈다. 폴 호르넬 스탠다드차타드(SC) 원자재 부문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요인이 더해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브라질 등 다른 산유국들의 생산 증가가 한계에 이른 것은 과감하게 추가 유전 개발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OPEC이 치킨게임을 걸어올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약 1200만배럴에 가까운 최대 생산 용량 비해 일일 200만배럴 정도를 덜 생산하고 있어, 이들이 작정하고 시설을 전면 가동하면 유가가 폭락하고 미국 등의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원자재 부문장 에산 코만(Ehsan Khoman) 역시 "Opec+가 여전히 공급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지지 않는 한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고용 증가율도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활황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진 않을 것으로 봤다. 코만 부문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Opec+ 국가들이 자국 원유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우려해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난리 통에 석유 수출 허가 연장하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잠정 조치로 석유 수출 제재가 풀린 베네수엘라는 이번엔 이스라엘과 이란의 덕을 볼 전망이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임시 허가 만료일 이후에도 제재 면제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강화됐고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물량도 줄어, 베네수엘라의 수출마저 중단되면 유가가 천장을 뚫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올해 대선을 앞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은 역시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약점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는 유전을 노리고 옆 나라 가이아나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가 하면, 자국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