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까지 고민?"…임영웅 콘서트 '그라운드석' 없앤 까닭

임영웅, 모객보단 잔디보호
상암 공연 그라운드석 없앴다
"잔디 훼손 우려에 귀 기울여…다방면으로 고민"
사진=연합뉴스
가수 임영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그라운드 좌석을 없앴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이 8일 오전 공개한 2024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 좌석배치도를 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내에는 객석이 없고 기존 스탠드석만 관객석으로 안내됐다.그라운드 잔디 위에 의자를 설치해 객석을 만드는 보통의 공연과 달리, 그라운드에 관객이 입장하지 않도록 한 것.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훼손에 대해 우려하는 축구팬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형 전광판이 북측에 잔디를 침범하지 않고 설치된다.
가수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제공
임영웅은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콘서트장을 찾을 영웅시대에게 색다르고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고자, 대관을 확정한 후부터 전 스태프와 다방면으로 고민한 끝에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그라운드 밖으로 잔디를 침범하지 않고 4면을 두른 돌출무대로 다시 한번 팬들과 가까이에서 추억을 쌓고 소통할 예정이다.소속사 측은 "현재까지도 공연의 퀄리티를 높이면서도 잔디 훼손을 막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회의는 계속되고 있다"며 중앙 무대와 그라운드가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될지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이달 세븐틴을 시작으로 5월 임영웅, 9월 아이유 콘서트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잇달아 K팝 공연이 예정돼 일부 축구 팬들이 잔디 훼손을 우려했다.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은 문화행사 대관 심사 시 잔디 보호, 안전 대책, 행사 규모 등을 다각도로 검토·심사하고 있다. 대관 공고 시에 잔디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도 사전 안내 및 공지하고 있다.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관 담당자는 한경닷컴에 "문화행사의 경우 대관 공고 시에 잔디 훼손 관련 유의 사항을 담고 있는 잔디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사전 안내 및 공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잔디 훼손에 따른 원상 복구 사전 동의 제도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연 무대 설치 및 공연 진행 시에는 불필요한 잔디그라운드 출입을 제한하는 등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한 철저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잔디 회복 기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잔디의 손상 정도와 계절적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생육이 왕성한 봄·가을 시기를 기준으로 경미한 손상은 대략 3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고 심각한 손상의 경우 회복이 불가해 교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연예계 대표 축구 팬으로 알려진 임영웅은 잔디 훼손 우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최대한의 모객을 하기보다는 경기장이 원래의 목적을 잃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축 및 축하공연에 나섰을 때도 축구화를 신는 '특급 배려'를 선보여 화제가 됐던 바다.

임영웅의 콘서트는 내달 25, 26일 양일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 티켓은 오는 10일 오후 8시에 오픈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