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 X 일부 계정 차단 명령…머스크 "판사 탄핵당해야"

머스크 "브라질 지사 문 닫아야 할지도"…극우 계정에 차단명령 내려진 듯
법무장관, '외국 플랫폼 규제' 시사…대법, 머스크 '사법방해' 조사 명령
브라질 대법원이 엑스(X·옛 트위터)의 특정 계정들을 차단하라고 명령하자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판사는 탄핵당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X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이 X에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판사가 (우리에게)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우리 직원들을 체포하겠다며 브라질 내 X 접속을 끊으라고 위협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브라질 내 모든 수익을 잃고 브라질 지사의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익보다는 원칙이 문제"라며 대법원 명령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항의하겠다고 강조했다. X도 성명을 통해 법원 명령에 따라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특정 계정들을 차단하도록 "강요받았다"며 명령의 세부 사항에 대한 공개도 금지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매일 벌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도 명령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날 또다시 X에 글을 올려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판사는 반복적으로 뻔뻔하게 브라질의 헌법과 국민을 배신했다"며 "그가 사임하지 않는다면 탄핵당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법원 결정으로 차단 대상이 된 X 계정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토대로 세를 불리려는 브라질의 극우 운동과 연관된 것들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온라인상 허위정보 등에 대한 규제 필요성에 강한 목소리를 내온 인물로, 최근 몇 년간 특정인의 계정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잇달아 내렸다. 이 중 대부분은 극우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의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2022년 대선에서 그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하자 선거 결과에 불복, 의사당과 대법원 청사·대통령궁에 난입해 폭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자국 전자 선거 시스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최근 공개된 경찰 조사 내용에서 그가 대선 결과를 무효화 하려는 계획을 직접 제시했다는 증언도 확인됐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법원장을 겸직하는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은 지난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선거 제도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했기 때문에 공직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적도 있다.

머스크의 반발에 브라질 행정부와 사법부는 강경한 태도로 대응했다.

조르즈 메시아스 브라질 법무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해외에 거주하는 억만장자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제하고, 법치를 위반하고, 법원 명령에 따르지 않고, 당국을 위협하는 사회에 살 수 없다"며 외국 플랫폼의 국내법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머스크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그는 이 명령과 관련, 머스크에게는 "X를 범죄 도구화한"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