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43년 목회했지만, 하나님 옷자락 봤을 뿐"…'고백의 언어들'

의사 선우경식·그림자를 딛고 일어선 동화(冬花) 류영모의 리질리언스
▲ 고백의 언어들 = 김기석 지음.
서울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다 이달 7일 은퇴한 김기석 목사가 43년간 목회자로 활동하며 지니고 있던 문제의식과 신앙에 대한 생각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아브라함, 모세, 요셉 등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나 밀레의 만종과 같은 미술 작품 등을 통해 하느님을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신앙 체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관한 견해를 차분하게 풀어놓는다.

저자는 신학을 공부하고 오랜 기간 알기 쉬운 설교로 이름을 알렸지만, 하느님에 대해서는 겸손한 자세로 일관한다.

"43년을 목회자로 살아왔으니 하나님에 대해서 다 알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 제게 '하나님에 대해 다 아십니까' 하고 묻는다면 저는 '하나님의 옷자락을 슬쩍 보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
복 있는 사람. 365쪽.
▲ 의사 선우경식 = 이충렬 지음.
1987년 노숙자를 위한 무료 의료시설인 요셉의원 설립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의술을 펼쳐 '영등포의 슈바이처', '쪽방촌의 성자'로 불렸던 선우경식(1945∼2008) 원장의 삶을 다룬 전기다.
책에 따르면 1982년 어느 날,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며 업혀 온 환자에게 병원 업무과 직원은 "접수하지 않으면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매정하게 말한다.

이를 보다 못한 선우경식은 "내가 치료비를 책임질 테니 응급처치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환자를 돌본다.

하지만 병원 측은 걸핏하면 무상 진료를 시도하는 그를 부담스럽게 여긴다. 책은 국민건강보험이 없던 시절 응급환자도 돈이 없으면 돌려보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젊은 의사 선우경식의 고뇌와 그가 무료 병원을 설립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게 멱살을 잡히면서도 참고 견디며 인술을 펼치던 선우경식은 회의와 좌절이 몰려올 때면 십자가를 향해 "주님, 제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라고 토로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책은 전한다.

2003년 호암상을 받은 선우경식을 만나러 온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가 선우경식의 권유로 함께 영등포 쪽방촌을 둘러본 뒤 사비 1천만원을 건네고 이후 매월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한 사연도 실었다.

위즈덤하우스. 308쪽.
▲ 그림자를 딛고 일어선 동화(冬花) 류영모의 리질리언스 = 황해국·안명숙·조영진 지음.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을 지낸 류영모 목사의 삶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심리전기' 형식으로 소개했다.

책은 류 목사의 어린 시절 경험이나 사역 여정 등을 심리 검사 결과나 심리 분석을 토대로 조명한다.
저자 중 한명인 서울장신대 총장 황해국 목사는 이 책이 "그(류영모 목사)가 어떻게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던 환경을 극복하고 겨울꽃 동화(冬花)처럼 시련 속에서도 영웅의 탄생을 이뤘는가를 심리적으로 분석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장로교출판사. 36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