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AI 시대에도 독서가 유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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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석 엑셈 대표이사‘성공한 사람의 서재에는 책이 가득 있다.’
우리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상응하는 또 다른 성공의 조건을 찾곤 한다. AI 시대에 성공을 위해서는 독서쯤은 뒤로 미뤄도 된다고 믿거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런 흐름을 만든 정보기술(IT) 기업의 거물들이 대단한 독서광이라는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하다.
특히 <파운데이션> <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 머스크가 좋아하는 SF소설들은 그의 삶과 닮았다. 이들은 AI 시대에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가 우선이라고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이들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독서에 몰입할까? 일차적으로는 꾸준한 유지보수가 필요한 소프트웨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선 우리 뇌도 끊임없이 유지보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다음으로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기술적, 금전적, 때로는 철학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만들어갈 수 있어서다. 독서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발전시키고 향상하는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얼마 전 저자를 모시고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참가자 대부분이 IT업계에 종사하는 분이었는데, 하나같이 책에서 지식을 넘어 지혜를 구하고자 했다. 책을 읽은 감상을 서로 교환했는데,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구절을 독특하게 해석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그 경험을 한 듯 책에 있는 구절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책을 읽지 않고 서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면 가지지 못했을, 독서를 통한 공감과 이해의 시간이었다. 그런 공감이 기술에 접목될 때 비로소 더 큰 힘을 얻게 된다.
미국 빅테크들은 AI 인력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생각하는 힘이 핵심 경쟁력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에도 독서는 유효할 수밖에 없다. AI가 빨리 정답을 제공해 주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사람의 주의력은 금붕어보다 짧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장기간 대뇌 활동을 연구한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AI 시대지만 여전히 책을 가까이하며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싶고 또 성공하고 싶다면 지금 책 한 권을 집어 들면 어떨까? 책 한 권이 뇌를 유지보수해주며 동시에 다른 것들이 해줄 수 없는 높은 가치 창출을 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