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뺨치는 무서운 유혹…"가족 전부 테무 가입시켰어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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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즉시 입금" 추천인 모집…테무 유치 전략 통했나
테무 3월 MAU 635만명 '폭증'
"신규 가입 시 현금 지급"…사행적 회원 유치 성행
"청소년 이용자 늘어…마케팅 가이드라인 필요"
각종 중고거래 앱이나 포털사이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테무 추천인 자리 삽니다'라는 게시글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현금으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자, 온라인상에서 돈을 주고 신규 가입자를 사는 이른바 '추천인 매입'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단계 신규 회원 유치가 소비자의 사행성 심리를 자극하고, 10대 이하의 젊은 층도 이러한 마케팅 수법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달 안에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최대 1억원이다. 5만원 미만의 제품 구매 시 10%, 10만원 이상 구매 시 30%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해당 수수료는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기존 테무 가입자들이 신규 회원에게 자기 돈까지 쓰면서 신규 회원 유치에 몰두하는 이유다. 이뿐만 아니다. 추천인 링크나 코드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초대하면 테무 앱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을 제공한다. 포인트의 일종이다.
친구를 초대하면 미리 골라둔 사은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수십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골라둔 뒤 신규 회원을 영입하면 점점 금액이 깎여 종국에는 0원으로 제품들을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금 마케팅' 날개 달고, MAU '역대급'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직구 열풍으로 테무를 사용하는 청소년층이 늘어날 여지가 큰 만큼 사행성 마케팅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각종 현금성 마케팅과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가 10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행성 심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면서 "별도의 가이드라인으로 마케팅 방식을 제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원은 지난달 발표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에 따라 중국발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와 상시 소통이 가능한 핫라인 창구를 확보했다. 소비자 불만 해결을 위해서다.
이와 관련, 소비자원 측은 "테무의 경우 아직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건이 알리 대비 극히 적은 상황"이라며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테무도 피해 구제 접수가 늘면 추후 (핫라인을) 확보할 계획이 있다"면서 "해외 직구의 경우 판매자 정보와 거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피해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시 '국제 거래 소비자 포털'에 도움을 청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