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감이 영 ~"…'대갈·새갈공원' 새 이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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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대가리’(동물 머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조롱을 받던 인천 부평구의 대갈공원과 새갈공원이 새로운 별칭을 얻었다.
"대가리 연상" 주민들 민원에
'갈월달빛' '은하수' 별칭 선정
부평구는 갈산동 대갈놀이공원과 새갈놀이공원의 별칭으로 각각 갈월달빛놀이공원과 은하수놀이공원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구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호감을 주면서도 친근한 명칭이 필요하다는 지역 주민의 의견에 따라 새로운 이름을 짓기 위한 공모를 했다.대갈과 새갈은 갈산동의 옛 지명인 갈월리에서 유래했다. 각각 대갈월과 새갈월의 줄임말이다. 대갈은 기존에 큰 마을을 이룬 갈월리 지역을 뜻하고 새갈은 나중에 조성된 마을을 일컫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름이지만 그간 갈산동 주민들은 “대갈, 새갈의 어감이 이상하다”거나 “‘대가리’를 연상케 한다”며 부평구에 명칭 변경을 건의했다.
부평구는 당분간 공원 안내판 등에 정식 명칭과 별칭을 병기할 예정이다. 지명위원회를 통해 명칭을 정식 변경하려면 절차나 요건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다.
지명이나 시설 명칭이 우스꽝스럽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이름을 바꾼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63년 개교한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대변초교는 ‘똥학교’로 유명했다. 대변초교 학생들이 놀림을 받기도 했다. 2017년께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하준석 군을 필두로 교명 변경 운동이 이뤄졌다. 하군과 친구들 그리고 학부모들은 동문과 마을 어른 4000여 명으로부터 새로운 학교 이름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받아 부산교육청에 교명 수정을 요청했다. 이후 관련 조례가 부산시의회에서 처리되면서 대변초교는 이듬해부터 용암초교로 불리게 됐다. 충북 충주 이류면도 어감 때문에 주민들이 대소원면으로 이름을 바꿨다.충북 충주시 소태면 야동리, 충북 단양군 적성면 대가리,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등 정든 이름을 바꾸지 않고 지키는 주민들도 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