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5000달러까지 뛴다…투자 포트폴리오에 10% 이상 담아라"

한경 인터뷰 - '화폐전쟁' 저자 제임스 리카즈

세계 금 생산량 6년간 일정
지정학적 우려에 수요는 급증

기관 금 보유 비중 1% 불과
5%까지 늘리면 금값 급등할 것
사진=한경DB
국제 금값이 뜨거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6월물 금 선물은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트로이온스(약 31.1g)당 2351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 초반 한때 2372.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장중 최고치도 새로 썼다. 금 선물은 최근 13거래일 가운데 11차례 상승 마감하며 13% 이상 올랐다.

<화폐전쟁> <금의 미래>의 저서에서 금이 궁극적인 화폐라고 주장해온 제임스 리카즈(사진)는 한경 글로벌마켓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 등 여러 요인이 모두 금값 상승이라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 가격 상승 요인은 무엇인가요.

“공급과 수요의 문제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세계 금 생산량은 6년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던 금이 지정학적 우려, 금융 제재에 대비한 수단으로 더 각광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우선 2010년 이후 순매수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 매수 규모가 큽니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터키, 필리핀, 멕시코,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입니다. 이들 국가는 달러에 대항할 독립적인 국제통화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금을 통화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30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자산을 동결한 조치도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를 통해 외환 보유 구성을 다각화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금값이 상승할 다른 요인이 있습니까.

“기관의 금 보유 비중은 전체적으로 1%에 불과합니다. 기관이 이런 비중을 5%로 높이면 금값은 순식간에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로 올라갈 것입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관이나 개인이 금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로 포함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금이 달러의 지배력에 대항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모든 나라의 통화를 비교할 때는 각각의 객관적인 가치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화의 객관적인 척도를 금과 비교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봅니다. 1트로이온스의 금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하기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 태환 제도는 1971년 폐기됐습니다.

“단기적으로 화폐로서의 금과 통화로서의 금을 구분하고자 합니다. 현재 금은 화폐가 아니기에 금화를 사서 부를 축적할 수는 있지만,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도 구매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준비자산으로서 멀리 내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은 약 8100t, 중국은 3000t, 일본은 900t, 국제통화기금(IMF)조차 1000t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화폐가 아닌 금을 이렇게 많이 보유한 이유가 뭘까요. 이것은 금이 부의 저장고이자 통화 자산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뉴욕=김종학 글로벌마켓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