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순이익 3년 연속 20조원대…보험권 순이익 44%↑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3년 연속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와 여신전문금융(카드·캐피탈·저축은행) 계열사 실적은 악화했지만, 은행과 보험 계열사의 이익이 굳건히 늘어난 덕택이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연결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사(KB·신한·농협·하나·우리·BNK·DGB·JB·한국투자·메리츠)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21조5천246억원으로 전년(21조4천470억원) 대비 776억원(0.4%) 증가했다.

이로써 금융지주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21조1천890억원에 이어 3년 연속 20조원을 넘어섰다.

자회사 권역별 순이익(개별당기순이익 기준)을 살펴보면 은행이 15조4천억원, 보험이 3조3천억원, 금융투자회사가 2조8천억원, 여전사 등이 2조7천억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감을 보면 보험은 1조146억원(43.6%) 급증했고, 은행은 7천863억원(5.4%) 증가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조6천986억원(-37.9%), 여전사 등은 8천902억원(-24.6%) 감소했다.

권역별 순이익 비중은 은행이 61.9%로 전년보다 4.9%포인트(p) 확대돼 가장 컸고, 보험 13.5%(전년비 +4.4%p), 금융투자 11.2%(-6.3%p), 여전사 11.0%(-3.2%p) 순이었다.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천530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조6천억원(3.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권역별로는 은행 총자산이 81조1천억원(3.2%) 늘었고, 금융투자는 42조8천억원(13.3%), 여전사 등은 5조6천억원(2.4%) 증가했다.

다만, 보험은 24조원(-9.1%)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으로 자산 항목이던 보험계약대출·미상각신계약비 등이 보험부채 평가에 반영되면서 총자산이 감소했다.

은행의 자산 비중이 74.9%로 가장 컸고, 금융투자가 10.3%, 보험이 6.8%, 여전사 등이 6.7%를 차지했다.

자본적정성 지표를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은행지주의 총자본비율은 15.83%, 기본자본비율은 14.56%, 보통주자본비율은 12.90%로 전년 말 대비 상승했다.
금융지주의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작년 말 기준 0.72%로, 1년 전보다 0.23%p 높아져 자산건전성이 악화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6%로 1년 전 대비 19.9%p 하락했다.

금융지주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7.2%로 전년 말(29.0%) 대비 1.8%p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회사의 대출자산 등 자산 성장세는 둔화되고 당기순이익은 2021년 이후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신용위험 확대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금융지주그룹의 잠재 위험 요인을 지속해 모니터링하는 한편, 자회사 등의 해외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투자 등과 관련한 리스크관리와 건전성 제고를 위한 지주의 통할 기능 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