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민주당?"…총선 앞두고 일본 위기감 고조 [김일규의 재팬워치]

트럼프 재당선 위기감 담은 '모시토라' 이어 '모시민' 신조어 유행
"혹시 민주당이 과반 넘으면 한일 관계 쉽지 않을 것" 우려 나와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대일(對日) 정책은 흔들리지 않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린 평가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이 오랜만에 만난 고교 시절 친구에게 ‘한 번 동창이면 영원히 동창’이라고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흔들리지 않는 대일 정책과 같은 모습”이라고 전했다.일본에선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모시토라’라는 말이 유행했다. ‘혹시’라는 뜻의 일본어 ’모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토람프’를 합친 신조어다. 혹시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일본의 대미 외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담긴 말이다.

최근엔 ‘혹시 민주당’이라는 의미를 담은 ‘모시민’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과반을 유지하면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닛케이는 민주당에 대해 “징용, 원자력발전 처리수 등에 대해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최대 야당”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한일 관계가 안정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다”며 “윤 정권과 신뢰를 두텁게 하지만, 민주당 인맥도 넓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기에 대한 처방은 ‘모시토라’나 ‘모시민’이나 마찬가지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과 일본, 한국의 연계를 강화해 온 윤 정권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며 최근 야당에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은 취임 2년여 동안 야당으로부터 대일 굴욕외교 등 비난을 받고도 한일 관계 개선, 대북 억지를 위한 한미일 공조를 강력히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도 비슷한 우려다. “한국 여당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윤 정권은 남은 임기 3년여 동안 어려운 정권 운영을 해야 한다”며 “레임덕이 현실화할 경우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개선 기조였던 한일 관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한일 관계에 주목했다. 신문은 “한국 여야는 저출산, 경제 대책 등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갈등이 두드러지는 분야는 북한 및 한일 관계를 둘러싼 주장”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경색된 일본과의 관계 개선과 북한에 맞서기 위해 한미일 공조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정책을 민주당은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