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한국 OTT 최초 골프 생중계…티빙과 격차 벌리나 [정지은의 산업노트]

11일부터 ‘마스터스 토너먼트’ 전 라운드
축구·테니스·F1·격투기 이어 골프
스포츠 라인업 확장…차별화 전략
프로야구 티빙과 ‘스포츠 맛집’ 경쟁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최초로 생중계한다. 축구, 테니스, 격투기에 이어 골프까지 스포츠 콘텐츠를 확장하고 나섰다. ‘스포츠 OTT는 쿠팡’이라는 공식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꿈의 골프대회’ 첫 OTT 생중계

쿠팡플레이는 오는 11일 새벽 4시부터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생중계한다고 9일 발표했다. 오는 14일 밤 10시에 시작하는 파이널 라운드까지 나흘간 전 라운드를 실시간 제공하기로 했다. 생중계 후에도 경기 전체는 물론 하이라이트 영상까지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전 세계 골퍼 사이에서 ‘꿈의 대회’로 꼽힌다.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주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대회에선 지난해 우승자 존 람,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승부를 벌인다. 임성재·김시우·김주형·안병훈도 한국 최초의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한다.

쿠팡플레이는 SBS골프로부터 디지털 독점 중계권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OTT를 통틀어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생중계하는 첫 사례다. CJ ENM 계열사인 티빙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을 다룬 적은 있지만, OTT에서 유명 골프대회를 생중계하는 것은 처음이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차별화된 스포츠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10일 열리는 마스터스 개막 이벤트 ‘파3 콘테스트’도 제공하기로 했다. 파3 콘테스트는 출전 선수들이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하는 친선 특별 경기다. 골프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마스터스만의 전통 행사로, 선수들이 누구와 참가하느냐가 늘 볼거리로 꼽힌다.

○쿠팡 vs 티빙…더 치열해진다

OTT 업계에선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콘텐츠 및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 2020년 후발주자로 OTT를 시작한 쿠팡플레이는 출범 초기부터 축구를 중심으로 스포츠 중계를 특화했다. 티빙, 웨이브 등이 드라마나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한 것과 차이가 분명했다.

최근엔 △K리그 △라리가 △리그1 등 축구에 국한됐던 스포츠 콘텐츠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데이비스 컵(테니스), 포뮬러원(F1), 원 챔피언십(격투기) 등을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쿠팡플레이 측은 스포츠 중계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스포츠 중계는 안정적 구독자를 확보할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전언이다. 단단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인기 스포츠 리그를 중계하면 충성도 높은 구독자가 자연스럽게 모인다는 설명이다.
야구 용어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라고 표기한 티빙 한국프로야구(KBO) 생중계 화면
티빙이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한 뒤로는 스포츠 콘텐츠에 더 공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콘텐츠 경쟁에 뛰어든 티빙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스포츠 OTT 강자’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승기’는 쿠팡플레이가 쥐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티빙이 KBO 중계 화면과 자막 처리에서 적잖은 오류가 있어서다. 주자가 베이스에 안착할 때 쓰는 ‘세이프(SAFE)’라는 용어를 ‘세이브(SAVE)’라고 표기하는가 하면, 전준우(롯데)를 ‘전근우’로 잘못 내보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 ‘SNL코리아’에선 이 상황을 두고 ‘엉망진창 티빙’이라고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