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최다 선거구' 경기도 표심 어디로…막판까지 예측 불허

오차범위 내 선거구 15개 안팎…'안철수-이광재' 분당갑 최대 격전지
대파·막말 논란 '이수정-김준혁' 수원정도 박빙…리턴매치 8곳 주목

전국 최다인 60석의 경기도는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까지도 상당수 선거구에서 여전히 예측 불허의 판세다.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선거구들 가운데 15개 안팎은 조사 시한인 지난 3일까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사전투표율이 2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서도 서로 지지층 결집을 주장하는 데다가 선거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해 투표율에 따른 승부 예측도 쉽지 않다.

다만 각 당의 판세 분석을 보면 민주당의 전반적인 우세 흐름에 변동은 없어 보인다. 실제 국민의힘은 단 한 곳도 우세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2곳(동두천·양주·연천을, 여주·양평)을 경합 우세로, 7곳(성남 분당갑, 분당을, 이천, 안성, 평택갑, 평택을, 포천·가평)을 경합으로 봤다.

민주당은 33곳을 우세로, 27곳을 경합으로 각각 판단했다. 애초 열세로 봤던 동두천·양주·연천을, 포천·가평, 여주·양평, 이천 등 국민의힘 현역 지역구를 경합으로 재분류했다.
양당이 경합으로 판단하는 선거구 가운데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성남분당갑이 꼽힌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현 의원이, 민주당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단수 또는 전략공천을 받아 모두 '4선 고지'에 도전한다. 분당갑은 현 지역구로 조정된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치러진 7차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건 2016년 20대 총선 한 차례에 불과한 현 여권의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경우 IT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에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된 데다가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는 중도층이 적지 않아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지난 5일 사전투표 첫날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김부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주소지가 아닌 분당갑 지역구의 서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함께 투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원정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1호 영입 인재로 일찌감치 후보로 낙점됐고, 민주당에서는 사학을 전공한 김준혁 한신대 부교수가 당내 경선에서 현역 박광온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모두 설화의 중심에 섰다.

이 후보는 '대파 한뿌리 가격'으로,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종군위안부'·'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등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원정도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의 경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 수원을 수차례 방문하고 삼성전자 인근 이 후보의 유세 현장을 자주 찾아 힘을 실은 바 있다.

평균 연령이 34세인 동탄2신도시를 포함한 화성을 선거구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의힘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 민주당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각각 후보로 나서서 3파전을 벌이는데 선거운동 후반 들어 이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경기도는 지난 21대 총선 59곳에서 60곳으로 지역구가 1곳 늘어났는데 현역 의원이 수성에 나서는 지역구가 35곳(58%)에 달해 그 결과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이용(하남갑)·유경준(화성정), 민주당 이수진(성남중원)·전용기(화성정), 개혁신당 양향자(용인갑) 등 타 시도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원 5명은 경기도 지역구로 옮겨 출마했다.

화성정은 경우 현재 지역구 의원인 개혁신당 이원욱 후보에 맞서 서울강남병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유경준 후보, 민주당 비례대표인 전용기 후보가 도전장을 내 현역 의원 간 3파전을 치르고 있다.
8곳에서는 리턴매치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천에서는 재선의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과 시장 출신의 민주당 엄태준 후보가 8년 만에 다시 맞붙었는데 여론조사에서 역시 오차범위 내 지지율 차이를 보인다.

안성(김학용-윤종군), 구리(나태근-윤호중), 양평(김선교-최재관), 김포갑(박진호-김주영), 김포을(홍철호-박상혁), 평택병(유의동-김현정), 안양동안을(심재철-이재정) 등 선거구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가 재격돌하며 상당수 선거구가 접전 양상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오산에 전략 공천한 김효은 전 EBSi 영어강사와 차지호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모두 무연고에 정치 신인으로 역시 방빙 승부가 예상된다.

막판 돌발 변수에 각 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네거티브 공방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수원정 김준혁 후보의 여성비하 등 발언과 안산갑 양문석 후보의 아파트 대출 문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고, 민주당은 동두천·양주·연천을 김성원 후보의 수해복구현장 부적절 발언과 포천·가평 김용태 후보 측의 식대 제공 의혹 등을 다시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정책선거 실종과 혐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메가시티 조성,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 현안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